006 음소 /h/와 성대


 이제 실제 음소들을 다뤄보자.

   

 첫 번째로 다룰 음소는 /h/다. /h/는 한국어의 음소 /ㅎ/과 동일하므로 한국어 원어민이라면 이 음소를 말하고 듣는 데 어려움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음소 /h/는 그저 목구멍으로 숨을 조금 내쉬면 나는 간단한 소리이기 때문이다. 한국어 원어민은 /h/ 소리를 쉽고 간단하게 낼 수 있으므로 스스로 소리를 내면서 소리가 나는 원리를 체감하고 이를 음성학에서 어떻게 설명하는지 확인해 볼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또, 앞으로 계속 부딪히게 될 성대라는 조음기관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1. /h/ 소리내기

음소 /h/ 다음과 같이 나는 소리다.

 


 많이 들어본 소리다. 한 겨울 창문에 김을 서리게 하려고 숨을 내 뿜었을 때 나던 소리다. 아니, 그냥 숨소리다.

 한국어 원어민은 /ㅎ/을 발음할 수 있으므로 동일한 /h/ 소리도 아무런 문제없이 자연스럽게 낼 수 있다. 그렇다면 자신이 실제로 내는 소리와 음성학에서 말하는 /h/ 말소리를 내는 방법을 비교해보자.

    

음소 /h/ 소리를 내는 방법

 

  목의 성대를 진동시키지 않고 성문을 살짝 연 상태에서 공기를 밖으로 적당하게 밀어내면 공기가 성문과 마찰하면서 /h/ 소리가 난다.

 

 음소 /h/를 소리 내면서 느낌을 관찰해보자. 숨을 조금 강하게 내뿜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목이 긴장되고 목구멍 깊은 곳에서 소리가 올라오는 느낌을 받는다. 이는 성대의 좁은 틈인 성문으로 소리를 내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소리를 구차하게 말로 설명하고 있으니 괜히 머리만 아프고 쓸데없어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외국어의 음소들을 발음하기 위해서 조음기관을 써서 의식적으로 소리를 내는 법을 익히는 과정에 있다. 즉, 자연스럽게 내던 소리를 의식적으로 익히는 과정을 시작한 것이다.

 음소 /h/는 좋은 시작점이다. 정말 간단한 말소리이고 우리가 쉽게 낼 수 있으며 한국어와 영어 음성체계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점인 성대를 이해하기 좋은 소리이기 때문이다.

 

2. 성대와 성문

 

 폐에서 출발한 공기의 흐름을 처음 조절하는 곳이 바로 이  성대다. 성대는 목의 후두에 있다

성대에는 두 개의 얇은 판막이 아래와 같이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하는데 그 사이의 좁은 틈을 성문이라고 한다.

 


 그림 실력이 너무 나빠서 성대를 단순하게 그릴 수밖에 없었다. 양해를 부탁드린다. 그래서 부족한 내용은 말로 보충하겠다. 성대는 그 조음기관 전체를 부르는 명칭이면서도 동시에 판막을 움직이는 인대의 명칭이기도 하다. 그리고 성대는 위의 그림처럼 열리고 닫히는 운동을 하지만 소리를 낼 때 성대가 끊임없이 개폐운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입술을 생각하면 된다. 입술처럼 공기를 막다가 토해내고, 공기가 나가는 통로를 넓게 하거나 좁게 한다. 또, 작은 틈으로 공기를 내보내 입술을 부르르 떨기도 한다. 

 성대도 목에 있는 입술처럼 움직인다. 특정 소리를 내기 위해서 폐에서 나가는 공기의 통로를 좁히거나 넓히고 공기를 막다가 토해낸다. 또 성대를 살짝 닫고 그 사이로 공기를 밀어내어 성대를 부르르 떨게 한다.


 

 3. 유성음과 무성음


 음성학에서는 성대로 내는 목소리를 보통 2가지로 분류한다. 유성음(voiced sound)무성음(voiceless sound)이다.

 유성음(voiced sound)이란 성대가 떨리는 음성을 말한다. /아, 이, 우, 에, 오/ 같은 모음들이 대표적인 유성음이다. 성대의 위치에 손을 대고 모음을 말해보면 떨림을 느낄 수 있다. 진동이 잘 안느껴지면 고음으로 소리를 내본다. 음이 높을 수록 떨림이 커진다.

 유성음을 낼 때에는 성대를 살짝 닫고 좁은 틈으로 공기를 밀어내어 성대가 공기의 마찰로 진동하게 한다. 이 진동이 바로 유성음의 진동이다. 

 성대가 떨리는 것을 체감해보고 싶으면 입술을 이용하면 된다. 입술을 위아래로 살짝 닫고 공기를 내보내면 입술이 부르르하고 떨린다. 유성음에서는 이와 비슷한 일이 성대에서 벌어진다. 

 무성음(voiceless)은 성대의 떨림이 없는 음성으로 유성음이 아닌 음성이다.

 모든 말소리는 유성음 아니면 무성음이다. 그리고 이번에 익히고 있는 음소 /h/도 성대의 진동이 없는 무성음이다.

 

4. 조음 방법

 음성학은 말소리를 내는 방법에 따라서 말소리를 분류한다. 이를 조음방법에 따라 분류한다고 하는데 보통 폐쇄음, 마찰음, 파찰음, 비음으로 분류한다. 

 마찰음은 조음기관을 이용하여 공기가 이동하는 통로를 좁혀서 공기가 주변 통로랑 마찰을 일으키게 하는 소리다. /h/는 기본적으로 성문의 좁은 틈으로 공기가 마찰된다.

 

5. /h/ 음소의 음성학적 명명

 음소 /h/를 부르는 음성학적 명칭무성성문마찰음이다. 

 음성학에서는 말소리가 나는 조음 원리에 따라서 이름을 붙인다. 조음 원리는 유성음인지 무성음인지, 조음이 이루어지는 위치가 어디인지, 조음 방법이 무엇인지를 말한다.

 /h/무성음이고, 성대의 성문에서 조음되며, 성문의 좁은 틈으로 공기를 마찰시켜 말소리를 만드므로 무성성문마찰음이다.

Ankilog 학습파일


학습용 Anki 파일은 아래와 같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공지: 앞으로 Anki 파일은 내용과 음성을 분리해서 올릴 계획입니다. 소리를 들으면서 학습할 때에는 이어폰을 연결하거나 소리를 들을 준비를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Ankilog 파일: 006 음소 _h_와 성대.apkg


수정 : 2019-12-15 오후 09:40  Anki 파일 내의 문구를 다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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