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문 이후 한문 공부 계획


 당초 계획은 천자문(千字文), 명심보감(明心寶鑑), 사서(四書), 삼경(三經), 중국의 산경(算經) 순으로 공부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천자문을 공부해보니, 그저 주어진 텍스트를 열심히 읽고 이해하고 외우는 식으로 한문 공부를 하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천자문을 블로그로 포스팅하는 내내 이것이 올바른 해석인가 하는 의문에 시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인터넷과 시중에 나온 책들을 살펴보면서 어떻게 해석하는지 참조했지만, 그 해석을 납득하기 어려운 경우가 너무 많았고 학자들의 의견도 분분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책은 8글자를 뜻풀이하는데 너무나 많은 고사와 이야기들이 엮어, 한 페이지 가량을 해석하는 경우도 있고, 해석하고자 하는 한자와의 연관성을 납득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았습니다. 하물며 책마다 서로 해석이 다른 경우도 많았고, 심지어 한자도 조금씩 다른 경우도 있었습니다. 분명 한자 공부에서 가장 시작이자 기본이 되는 천자문을 공부하고 있는데, 그 해석이 지금도 분분하다니 당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교과서를 집었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펼쳐보니, 읽고 쓰기도 안 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논쟁을 펼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진시황의 분서갱유 이후 오랜 기간이 지나면서 한자의 해석이 전부 정립되었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터라 여전히 분분한 해석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갑골문의 연구 결과가 정리된 이후로 기존의 한문 서적의 해석이 전부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보게 되니 머리가 아파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진도를 나간다면, 아무것도 모르는 한문 초학자로서 그저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기에 급급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고, 그러면 점점 공부가 느려지고 포스팅도 그저 책을 베끼는 수준으로 갈 수밖에 없게 됩니다. 


 기존의 천자문이나 사서삼경 등의 서적들은 그 해석들이 학자의 주장에 따라 달라지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그저 옛 경서를 읽은 것만으로는 공부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려면 우선 언어로써 한문을 먼저 공부하여 한문 자체를 어느 정도 해석할 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당초의 계획을 변경하여 일단, 한문의 문법을 정리한 책을 한 권 정도 떼고, 추후에 다시 한문 관련 포스팅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물론, 한문 문법도 포스팅하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전혀 모르는 분야라서, 책을 통째로 외우는 방식으로 공부할 수밖에 없습니다. 타인의 책을 그대로 베껴서 포스팅하고 싶지는 않으므로 문법을 포스팅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한문에 관련된 포스팅은 당분간 없습니다. 어느 정도 한문에 감을 잡은 후 다시 명심보감(明心寶鑑)으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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