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학 공부는 별 기대 없이 시작했다. 국제음성기호(IPA)를 읽어보겠다는 의도로 책을 펼쳐보았을 뿐이었다. 그런데 너무 전문적이고 어려워서 Anki로 외웠다. 그리고 일단, 외우기 시작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기존에 외운 것에 대한 이해 때문에 그 다음 공부가 쉬워지고, 투자한 시간과 정신력이 아까워서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 그래서 시작한 김에 끝까지 공부하게 되었다. 물론, 전문적인 수준이 아니라 개론적인 수준에 불과하다.


 외국의 발음을 연습할 때 부딪치는 문제는 그 발음을 들을 수 없다는 점이다. 소리로는 듣는다. 하지만 언어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유튜브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들 영상을 찾아보면 좋은 예시들을 보여준다. 우리가 ‘공’하고 발음하면 영어 원어민은 ‘콩’하고 따라한다. 그 차이를 잘 인지하지 못한다. 우리가 다른 언어를 배울 때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그들에게 당연한 소리의 차이를 우리는 전혀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아무리 소리를 따라하려고 해도 잘 되지 않는다. 영어로 ‘they’를 발음하면 우리는 ‘데이’로 이해한다. 그래서 우리가 ‘데이’라고 발하면 영어 원어민은 ‘tey'로 듣고 우리의 발음을 이상하게 생각한다. 이렇게 서로 소리체계가 다르면 서로 소리를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이를 모국어 함정이라고 한다. 상대의 소리를 나의 소리체계로 번역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저 원어민의 발음을 듣고 따라하기를 반복하면 나아진다고 생각할까? 일부 발전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나처럼 소리에 둔감하고 원래 발음까지 어눌한 사람은 듣고 따라하기로는 전혀 발전이 없다. 오히려 모국어 함정에 빠져서 왜곡된 발음이 그대로 굳어버리게 된다. 모국어가 없다면 아기처럼 해당 언어를 빠르게 배울 수 있다. 하지만 모국어가 이미 정착되었다면 어렵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모국어 함정을 피해서 듣지 못하는 것을 듣고 내지 못하는 소리를 낼 수 있을까? 


 음성학은 말소리를 설명할 때, 우리가 소리를 낼 때 사용하는 혀나 입술 등의 기관의 움직임으로 설명한다. 성대를 떠는가? 혀의 위치는 어디인가? 입술은 어떤 모양을 하는가? 코로 공기가 흘러가는가? 파열인가 마찰인가? 숨소리가 많은가? 등으로 소리를 묘사한다. 그리고 음성 연습은 전부 혀와 입술 그리고 성대 등을 움직이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렇게 연습을 하면 일단 소리를 낼 수 있다.


 연습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처음엔 they의 /ðeɪ/ 발음을 들으면 우리말의 /데이/로 들었다. 지금은 /ðeɪ/로 들린다. 어떻게 들리는 걸까? 처음에는 이렇게 저렇게 발음하라는 말을 따라 해도 잘 들리지 않는다. /ð/를 발음할 때, 혀를 윗니에 살짝 대고 소리를 내보내라고 해도 그냥 /ㄷ/이랑 비슷하게 들린다. 하지만 /ð/와 함께 /d/와 /t/의 발음을 같이 연습하다 보면 조금씩 차이가 몸에 새겨진다. 세 음이 모두 성대 입과 혀가 다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그 움직임의 차이에 따라서 어떻게 음이 달라지는지 구분되기 시작한다. 이렇게 서로서로의 음이 구별되기 시작하면 그제서야 비로소 음이 들려온다. /ðeɪ/가 /데이/로 들리지 않고 /ðeɪ/ 그 자체로 들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때, 개별 음의 연습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다른 음과 비교를 통해서 그 음의 차이를 인지해야 소리가 명확해진다. 


 개인적인 가설은 이렇다. 우리가 발성기관을 다르게 써서 다른 소리를 내는 연습을 한다.  그런데 귀에는 똑같아 보이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면 뇌는 현재 발성기관의 움직임과 소리를 동시에 비교하게 된다. /ð/, /d/, /t/를 각자의 발성 방식에 따라서 발음한다. 그러면 처음엔 우리 귀에는 /ㄷ/으로 들린다. 하지만 각각의 발성방식은 다르다. 따라서 이 소리를 듣는 뇌의 입장에서는 발성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그 차이에 따라서 소리를 구별하려든다. 성대가 진동되는지 여부에 따른 차이나 숨소리를 섞었을 때의 차이 등을 면밀하게 구별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구분된 소리에 대한 신경 배선이 이루어지면 그 때부터는 /ð/, /d/, /t/, /ㄷ/를 구별하여 듣고 발음할 수 있게 된다. 즉, 서로의 소리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구별함으로써 음성이 체계화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구분되면서 비로소 상대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다. 


 이제 영어 듣기가 상당히 편해졌다. 내 발음이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영어를 들을 때 생기는 이질감이 상당부분 사라졌다. 이제 음성 기호가 어느 정도 머릿속에 장착이 되어서 해당 소리를 그대로 머릿속으로 옮겨주는 느낌이다. 이렇게 장착이 되고 나니 예전에 얼마나 힘들게 들었는지 알게 되었다. 영어 단어를 들을 때, 정확한 소리를 듣지 못하니 영어를 한글로 전환해서 문맥에 따라 비교하고 그에 맞는 단어를 찾아 영어로 다시 쓰는 과정이 머릿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머리가 핑핑 도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이러니 영어 듣기가 그리 힘들었고 미드를 보다가 모르는 단어 하나가 나오면 그대로 멘붕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정확한 음성 기호가 어느 정도 장착 되니 자연스럽게 말소리를 듣는 게 조금씩 가능해졌다. 영어가 자연스럽게 들리는 경험은 꽤나 신세계였다.



다중 화면으로 파일 내용 비교하기 


나에게 친구들의 이름과 국적을 기록한 파일이 있다. 그런데 친구들이 검증해보겠다고 하나씩 가져가더니 각자 이를 수정해서 가져왔다. 내가 가지고 있던 파일은 test1.txt 였는데 친구들이 파일을 수정했으므로 각자 test2.txttest3.txt로 파일을 수정했다. 이 파일에서 무엇이 수정된 것이지 눈이 빠지도록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

 

vim은 무척 재미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데 그것은 파일간의 내용을 비교하는 기능이다.

 

이를 실행하려면 다음과 같이 vim으로 해당 파일들을 열 때 -d 옵션을 추가하면 된다


$ vim -d test1.txt test2.txt test3.txt


이와 같이 하면 아래와 같이 수직창에 비교할 파일이 나란히 비교되면서 나타난다.


 


위의 화면을 봐서 알겠지만 서로 같은 행의 문자열들만 비교하고 있다. 다른 문자열과 다른 점이 있는 문자열들은 모두 빨간색 음영으로 표시되어 있고 개행문자도 없이 공백인 행들은 연녹색 음영으로 처리되어 있다.

 

단순히 동일한 행끼리만 문자열을 비교해주는 기능이므로 별로 쓸만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기능이 매력적인 것은 이 비교를 처음 한번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파일을 수정하거나 고치는 작업 중에도 계속 비교를 해주어 작업에 드는 품을 상당히 줄여주기 때문에 알아두면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다. 


사례를 들어보자. 위의 화면에서 3번째 행은 test2.txt 파일의 Jenny가 다른 두개의 파일에 있는 Jane과 다르기 때문에 빨간 음영으로 표시되어 있다. 이를 수정해서 다음과 같이 JennyJane으로 수정해보자. tset1.txt 파일과 test2.txt 파일의 빨간 음영이 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 해당 행은 서로 다른 세개의 파일에서 동일하도록 완전히 수정된 것이다. 



Anki 파일


아래는 본 포스팅의 내용을 갈무리하기 위한 Anki 파일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056 다중 화면으로 파일 내용 비교하기(2개 카드).apkg


vim에서 글자 삭제하기


vim에서 글자를 삭제하는 것은 쉽다. 다른 텍스트 에디터와 마찬가지로 [Delete] 키나 [Backspace] 키를 누르면 된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이 vim에서는 효율적으로 다양한 삭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단축키를 갖고 있다.  이를 확인해보자. 


가장, 기본적인 키는 x 로 현재 커서가 위치한 글자를 지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Delete]와 비슷한 작용을 한다.


x 커서가 아래에 있는 한 글자를 삭제

name age phone etc x

      ↓

name ge phone etc


소문자 x키를 제외하면 삭제와 관련된 대부분의 키는 소문자 d키와 관련이 있다. 


dw → 현재 커서 위치에서 부터 다음 단어의 첫글자 바로 앞까지 삭제

name age phone etc  dw

      ↓

name aphone etc 

 다음 단어의 첫 글자 바로 전까지 삭제되고 커서는 다음 단어의 첫 글자에 위치하게됨


dd → 커서가 놓여 있는 행 전체를 삭제하고 다음 행이 현재 행으로 끌어올려진다.

아래와 같이 커서가 위치해 있는 상황에서 명령 모드에서 dd 키를 누르면 

1 name age phone etc 

2 name age phone etc

         ↓

2 name age phone etc

 원래 커서가 있던 1행이 지워지고 2행이 위로 끌어올려진다. 그리고 커서는 그 행의 장 첫 글자에 위치한다.


※ 커서 아래에 행이 더이상 없다면 커서가 위치한 행이 지워지고 커서는 이전행으로 올라가 가장 첫 글자에 위치한다.

name age phone etc

2 name age phone etc

         ↓

1 name age phone etc


명령 모드에서 x, dw, dd 키는 앞에 숫자를 붙일 경우 해당 숫자 만큼 명령을 반복한다.


8x 현재 커서 위치에서 8글자가 삭제

5dw 현재 커서 위치에서 5단어가 삭제

7dd 현재 커서 위치에서 7이 삭제


이제 d 키와 다른 키를 조합해서 사용할 수 있다. 


d^ → 캐럿(^)은 행의 첫 글자로 이동하는 키이므로 커서 위치에서부터 그 행의 첫 글자까지 삭제

d$ 달러($)는 행의 마지막 칸으로 이동하는 키이므로 커서 위치에서부터 그 행의 마지막까지 삭제

dk k는 커서를 위로 1행 움직이는 키이므로 커서가 있는 행과 그 위의 행을 전부 삭제

dj j는 커서를 아래로 1행 움직이는 키이므로 커서가 있는 행과 그 아래의 행을 전부 삭제


그 외의 기타는 다음과 같다.


D → d$와 동일하게 커서 위치에서부터 그 행의 마지막까지 삭제

d0 → 커서 위치부터 행의 처음까지 삭제

d^은 행의 첫 글자까지 삭제이므로 첫 글자 앞에 공백이 있을 경우 공백을 지우지 않는다. 하지만 d0의 경우 행의 처음까지 삭제이므로 공백이 있을 경우 공백까지 깔끔하게 삭제한다. 



Anki 파일


아래는 본 포스팅의 내용을 갈무리하기 위한 Anki 파일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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