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字文 076 宣威沙漠 馳譽丹靑


주의 : 아래에 포스팅된 천자문은 한학 초보가 공부하기 위하여 여러 책들을 보고 자의적으로 정리한 내용에 불과하므로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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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별 한자 

宣 - 베풀 선(베풀다, 퍼뜨리다)

威 - 위엄 위

沙 - 모래 사

漠 - 사막 막

馳 - 달릴 치

譽 - 기릴 예(명예)

丹 - 붉을 단

靑 - 푸를 청


2) 한자어

宣威 - 위엄을 퍼뜨리다.

沙漠 - 사막

馳譽 - 명예를 달리다(드날리다.)

丹靑 - 얼굴과 모습을 그린 것(초상화)


3) 4자 풀이

宣威沙漠 - 사막에서 위엄을 퍼뜨리다.

馳譽丹靑 - 초상화로 명예를 드날리다.


4) 8자 풀이

宣威沙漠 馳譽丹靑

사막에서 위엄을 퍼뜨렸고 초상화로 명예를 드날렸다.

    

서한(西漢)에서 사막에서 흉노를 격퇴하여 위엄을 퍼뜨린 장군들(위청, 곽거병, 이광 등)은 초상화를 남겨 그 공적과 명예를 영원히 드날릴 수 있게 했다.


5) 이전 구문

起翦頗牧 用軍最精

宣威沙漠 馳譽丹靑



Ankilog 학습파일


千字文 학습용 Anki 파일은 아래와 같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Ankilog 파일: 千字文 076.apkg




무협, 무술, 내공, 기공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다. 시중에 돌아다니는 책을 보다 보면 어느 것이 사실이고 어느 것이 거짓인지 거의 알기 어렵다. 하지만 이 세계를 들여다보게 되는 사람들 대부분이 무협이나 무술 그리고 내공이나 기공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그런 세계를 엿보기 시작한다. 그렇게 들여다 본 그곳은 그 사람의 욕망이 그대로 투영된 세계를 보여준다. 강력한 무술을 닦고 싶다고 하면 강력해 보이는 무술이 나타날 것이고, 초능력을 얻고 싶으면 강력한 초능력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나타날 것이다. 불로장생의 비술부터 천인합일의 경지까지 인간이 얻고자 원하는 대부분의 것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세계가 눈앞에 펼쳐진다. 당연히, 그 사람은 자신의 욕망이 이루어질 것 같은 이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무리 사람이 바라는 것을 제시해주는 세계라고 해도 뭘 알아야 반응하는 법이고 그대로 따라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야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처음 소림 내공술을 읽으면서 이제 나도 무림의 고수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희희낙락 하면서 페이지를 넘기는 와중에 어떤 글귀가 내 눈에 콕 박혔다. 조금이라도 실수하여 익히면 주화입마 증세가 나타날 수 있으니 완전히 알고 깨닫고 수행을 할 것이며 스승을 찾아 도움을 받으라는 경고문이다. 여기서 주화입마(走火入魔)에서 주화(走火)는 온 몸에 불()이 달린다는 뜻으로 지랄병을 의미하고 입마(入魔)는 귀신들린 것으로 미치는 것을 의미하니 어린 마음에는 인생 종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그 경고문은 정말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수행의 실패는 바로 주화입마(走火入魔)라는 등식이 생길 정도였다. 처음의 희희낙락한 마음은 이제 사라지고 위기감이 엄습해온다. 잘못 익히면 인생을 종칠 수 있는데 계속 익힐 수 있을까? 스승을 구해보려고 했지만 어머니는 당연히 집에서 공부나 하라고 하셨다. 어디 가서 스승을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결국, 혼자서 해봐야 하는데 잘못되면 인생을 종친다고 하니 신중해지지 않을 수 없다. 슬프지만 무림의 고수가 되보고 싶다는 욕망이 너무 강렬했기 때문에 이 분야를 더 이상 들여다보지 않는다는 옵션은 없었다.

 

이제부터는 탐구가 시작되었다. 오늘날처럼 인터넷이 되지도 않고 주위에 물어볼 어른도 없었기 때문에 대형서점에서 필요해 보이는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어가면서 연구할 수밖에 없었다. 나의 욕망은 당장 하늘을 날고 바위를 깨부수게 해주는 시리즈의 책들(의 완성, 의 실상, 神功)을 원했지만 이미 주입된 주화입마(走火入魔)에 대한 공포로 인해 내가 스스로 보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책 위주로 살펴보고 이론적으로 검증해보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이 부분은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는데 시리즈의 책들(의 완성, 의 실상, 神功)은 주화입마에 대한 경고문이 거의 없고 너무나 쉽게 선도를 성취하여 초능력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묘사되어 있었다. 아마도 앞서 다른 것들을 먼저 접하지 않았으면 그대로 따라하면서 상당한 부작용을 얻었을 것이다.) 이런 종류의 책을 광범위하게 읽다보면 저자들이 서로서로 논박하고 있어서 어느 순간부터 의심이 강력하게 들게 된다. 어떤 사람은 고행에 가까울 정도로 호흡을 멈추게 하는 훈련을 시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호흡을 멈춰선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을 쓰는 법을 강조하는 사람도 있고, 명상 위주로 흐르는 사람도 있다. 신체의 동작이 동반된 훈련을 강조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부좌로 앉아있어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진실이 무엇인지 검증할 방법이 없었지만 주화입마(走火入魔) 없이 뭔가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나는 가장 소극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계속 해당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연구를 지속하는 한편, 최소한의 공통점을 찾고, 가장 안전한 방법을 선정해보기로 한 것이다. , 누군가가 위험하다고 말하는 방식은 전부 폐기했다. 그래서 일단, 호흡을 멈추는 방식의 수행을 전부 폐기했다.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방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것은 전부 하지 않았다. 이해할 수 있는 만큼만 진도를 나가기로 했다.

 

이런 기준으로 수행법을 분류한 결과 이른바 안전해 보이는 나만의 방식을 결정할 수 있었다.

 

계속 관련 내용을 공부한다.

이완 훈련을 지속적으로 하여 숙련도를 올린다.

호흡을 최대한 길게 숨을 내쉬고 들이쉬도록 연습하되 호흡을 멈추지는 않는다.

()를 모으고 움직이고 하는 내용은 하는 방법을 모르므로 포기한다.

스승 없이 익힐 수 없는 역복식 호흡약을 이용한 훈련차력 같은 것은 포기한다.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훈련으로 호흡을 세는 훈련을 한다.


그리고 점차 공부를 해나가면서 기공이나 신비주의 전통에서 수행을 통해서 구축하려고 하는 핵심은 결국 심상(心象)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물론, 그 심상이라는 것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정도의 단순한 심상이 아니라 거의 존재 자체를 던질 수 있는 수준의 강력한 심상을 말하고 내 신체에 국한될 경우에는 현실적으로 현현할 정도의 절대적인 지배력을 발휘하는 심상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신앙이 있는 사람이 이러한 심상을 구축하는데 유리하고 신앙이 없다면 형이상학적인 학문의 뒷받침이라도 받아야 강력한 심상을 구축할 수 있다.

 

심상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는데 대략 4년 정도가 소요되었다. 나의 중학시절은 중2병적인 증세와 함께 시작되어 어떤 분야를 미친 듯이 파고들면서 끝났고 그 모험은 대략 고2가 되었을 때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게 된 것이다. 이것은 나의 첫 번째 완결된 모험이었고, 이 모험은 나에게 무척 큰 자산과 어마어마한 부작용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무협지의 재미있는 점은 미녀, 보석이나 황금, 절세보검 같은 것을 노리고 사람들이 분쟁하는 경우보다는 자신을 발전시키고 뭇 사람들 사이에서 우뚝 솟아날 수 있는 무술의 비급이나 영약을 찾는 경우가 더 많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는 전부 내공과 연관이 있다. 무술의 비법을 전수하는 책이 무공비급이므로 무공비급을 통해서 무술을 익힐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무협의 세계에서 선호되는 무공비급은 이른바 신공비급이라고 하여 자신의 질적인 존재를 근본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종류의 지혜를 담은 책이다. 그리고 이러한 지혜는 단순히 추상적인 깨달음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현현한다. 경락이 되었든 근육의 구조가 되었든 효율적인 내공심법이 되었든 근본적인 현실적인 변화를 담보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근본적인 현실적인 변화는 내공의 변화로 나타난다.

 

2017년에 대한민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무협과 김용의 무협에 나오는 내공은 그 개념이 완전히 다르다. 최근의 무협에서 보여주는 내공은 보유하고 있는 기(), , 에너지의 절대량을 의미한다. 그래서 기술을 구사하기 위하여 해당 에너지를 쓰고, 그 에너지가 고갈되고 나면 더 이상 그 기술을 쓸 수 없는 그런 개념이다. 이는 기존의 무협에 비해서 내공의 개념을 많이 단순화한 것에 가깝고, 사실상 자본주의화 되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현대 무협의 내공 개념에 가장 잘 상응하는 것이 경영에서 보여주는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이다. 내공에서 기()는 현금이고 내공심법은 그 돈을 운용하여 그 돈을 불리는 개념에 가깝다. 불순하고 탁한 내공은 사파의 경우에는 사채로 끌어들인 돈이어서 기간 내에 상환하지 못하면 주화입마를 당할 수 있고, 마도의 경우에는 불법적인 살인, 강도, 약탈 등으로 번 돈에 가까워 언제 잡혀갈지 모르기 때문에 언제 주화입마를 당할지 알 수 없는 돈에 가깝다. 그렇다면 정순한 내공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에 가깝다고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정순한 내공은 열심히 노동해서 티끌만치 돈을 받는 것이니 당연히 모으기 어렵다. 물론, 신공비급이라고 하는 것들은 열심히 일해서 레버리지를 당겨서 몇 배로 모을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해준다. 최근의 무협에서 보여주는 내공은 기존의 무협에서 제시한 내공이라고 하는 것을 현대적인 내용에 따라서 변용한 것이다.

 

하지만 김용의 작품에서 읽은 내공은 그런 것이 아니다. 무슨 돈을 쌓듯이 저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변화된 그 무엇이다. 우선, 그것은 에너지라는 단순한 한 가지를 지칭하고 있지 않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내장과 생리 상태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구체적인 지점에서 시작된다. 거기에 내부의 보이지 않는 근육의 구체적인 힘도 포함된다. 근육과 같은 구체적인 힘 외에 활기를 의미하기도 하는데 몸이 활기차게 움직이는 정도를 의미한다. 오늘날의 용어로 바꾼다면 신진대사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데, 무협에서의 활기는 단순한 신진대사가 아니라, 몸의 근원적인 생명력을 개선하는 것을 나타낸다. 그래서 몸이 날씨에 따라서 혹은 자연스러운 주기에 따라 어느 날은 몸이 찌뿌둥하고 어느 날은 활기차게 변하는 흐름을 극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자연의 흐름에 순응하면서도 최적의 대응을 한다는 개념으로 자연스럽게 노화를 막는다는 개념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인간이 태초부터 가지고 태어난 잠재력을 해방함으로써 가능해지는데 이 잠재력을 해방하기 위해서는 경락을 타통해야 한다. , 이 경락의 타통을 위해 기공(氣功)에서 말하는 기()가 필요한 것이다. 이 경락의 타통은 도교식, 유교식, 불교식의 다양한 방식이 있고, 이러한 방식은 어떤 형이상학적인 세계관을 전제하고 있지만 단순히 머리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몸에 해당 세계의 특성이 구현되는 것이다. , 무림인이 우주와 인간이 하나라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단순히 그런가 보다 하고 아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우주의 힘을 끌어다 쓸 수 있는 상태에 도달해야 진짜 깨달은 것으로 인정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한 이유를 경락의 타통과 내공의 증진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당연히 한계가 있다. 오늘날의 자본주의식 내공처럼 기()를 무한정 쌓아서 절대적인 존재가 되는 것과는 달리 당초 무협에서는 무공에서 동원할 수 있는 기의 양보다는 더 효율적이고 미세하고 교묘하게 조정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결국, 김용식 무협에서 내공을 구체적으로 정리하기 어려운 까닭은 한 인간의 드러나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작용하는 모든 정신적 육체적 작용을 전부 내공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결국, 무협의 등장인물들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은 자기 자신의 근본적 개선인 것이다.

 

영웅문 1부 사조영웅전에서 곽정은 이런 내공의 모습을 꽤 정확히 보여준다. 천성이 우직하고 영리하지 못해 스승이 가르치는 바를 잘 익히지 못하는 곽정은 사실 정직하고 성실한 것을 제외하면 가르치고 싶은 제자의 모습은 아니다. 하지만 지나가는 전진교의 도사에게 전진교의 토납술을 배우면서 갑자기 그동안 어려웠던 기예를 익히는 것이 수월해지는 것을 보여준다. , 토납술을 배우면서 정신적인 부분과 육체적인 부분에 있어서 모두 어떤 근본적인 변화가 발생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영약을 먹고 내공이 증진되면서 더 강력한 무술을 배울 수 있는 조건이 되고 더 강력한 신공비급인 구음진경을 익히면서 인간의 그릇과 가능성이 근본적으로 점점 넓어지게 된다.

 

지금은 이렇게 내공이니 기공이니 하는 개념을 전부 정리할 수 있지만 중학교 1학년 시절에는 아는 것 없이 그저 막연한 동경뿐이었다. 욕구는 강렬한데 그것을 찾을 방법을 전혀 모르고 괴로워하다가 친척 집에서 중국기공이라는 책을 발견한 것이다. 무협지에서는 무공비급을 발견한 주인공들이 게걸스럽게 책을 읽으면서 참오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내가 딱 그랬다. ‘중국기공을 무공비급 마냥 정성을 다해서 읽은 것이다.

 

아쉽지만 중국기공은 몸이 건강해지기 위한 체조와 약간의 정신훈련, 그리고 마사지 하는 법 등을 소개하고 있을 뿐, 바위를 부수고 잠재력을 개발하고 하는 내용이 없었다. 3일 밤낮으로 연구해도 없었다. 무협지에 나오는 것처럼 행간에 어떤 숨겨진 뜻이 있어 이를 해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아무리 봐도 없었다. 그냥 건강을 위한 책이었다. 하지만 실망하지 않았다. 이런 무공비급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서점을 뒤지다 보면 반드시 원하는 종류의 책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그렇게 대형서점을 뒤졌고 처음 고른 책은 바로 소림 내공술이었다.

 

당시, 대형 서점에 가면 김정빈씨의 소설 에 이어 단() 시리즈가 유행하고 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그게 뭔지 당시에는 전혀 몰랐고 무협지와 무협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소림사(小林寺)는 잘 알고 있었기에 소림 내공술을 처음 구매하게 된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천행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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