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막힘과 무호흡에 대하여...


무호흡에 대해서 조금 더 말해보려고 한다. 


무호흡의 원인이나 치료법 등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무호흡을 치료하고 싶다면 의사를 찾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말하고 싶은 것은 무호흡의 은밀성이다.


오늘은 주말의 여유를 한껏 느끼며 깨어났다. 잠도 잘 잤고 컨디션도 좋다. 잠깐 창문을 열고 그날의 대기를 느껴보려고 했지만, 밀려드는 습기와 열기로 밖에 나가는 것이 두려워졌다. 에어컨을 틀어놓고 보니, 근심과 시름은 사라지고 게으름이 튀어나온다. 오래간만에 인터넷에 코를 박고 한량의 삶을 즐겼다. 


 대략 5시간 정도 각종 농담과 글을 읽으며 낄낄대다 보니 머리가 지끈 거리기 시작한다. 두통이 몰려온다. 예전 같았으면 이 때, 어떻게 할지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방치하면 이 두통은 점점 더 심해진다. 원인은 코가 막힌 것이다. 


 어린 시절에는 집에 일정 시간 이상 있으면 머리가 아팠다. 비유가 아니다. 말 그대로 고통스러운 두통이 몰려왔다. 그래서 집에 있는 것을 싫어했고, 가만히 있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다. 그러다가 나가려고 현관문을 열기만 하면 바로 두통이 사라졌다. 이 때는 속으로 집에 있을 수 없는 체질인가보다 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어느 순간부터 나가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졌다는 것이다. 나가서도 끊임없이 두통에 시달렸다. 그리고 삶의 파국과 함께 두통은 상시적인 것이 되었다. 


 처음 찾은 원인은 치통이었다. 3년간 방치된 충치는 내 머리를 부술 기세였다. 겨우 충치를 제거했지만 극한의 고통이 사라졌을 뿐, 두통은 계속 남아있었다. 그래서 신체 교정을 생각했다. 좌우의 균형이 흐트러져 몸이 절뚝절뚝 걸었고, 두통은 항상 목이 뒤틀리는 느낌과 함께 찾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우연히 이 모든 것의 근본적인 원인이 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만일, 어머니가 코 세척을 시도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시원하게 코를 파고 싶었던 내 호기심이 아니었다면 나는 평생 이 원인을 찾지 못했을 것이다. 


 무언가 집중하다보면 손으로 코를 판다. 그런데, 나중에는 코 파기에만 집중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거의 중독에 가까울 정도로 코를 후비고 긁어내면서 그 때마다 쾌감을 느끼는 내 모습이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손은 너무 더러워지고, 긁어낸 코 분비물을 보는 것도 유쾌하지 않다. 또, 코 내부 점막에 얼마나 많은 스크래치가 있을지 생각하면 우울해진다. 코 세척 도구를 보았을 때, 코 파기 전문 도구라고 생각했다. 


 코를 세척하니 시원했다. 하지만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어느 날은 분비물이 많이 나오면서 성취감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코 내부의 노폐물을 청소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세척된 코에서 나온 이물질을 보면서 얼마나 많이 코 세척을 할지 결정했다. 그러다 보니 점점 코를 세척하지 않게 되고 2~3일 한 번 꼴로 코를 세척하게 되었다. 즉, 코가 막히는 느낌을 받을 때 코를 세척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코가 막혔을 때, 세척하니 기분이 상쾌해지고 정신이 맑아진다. 그런데 코 세척을 아무리 많이 해도 코 속에 무엇인가 남아있는 경우가 있다. 또, 어느 날은 코 세척용 식염수가 코 속으로 진입하기 힘들 정도로 꽉 막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날은 반드시라고 할 만큼 두통이 몰려온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코가 막히면 두통이 온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깨닫게 되었다. 그래도 이 때까지만 해도, 코는 두통의 여러 원인 중 하나였다. 코도 풀어야 하고, 목과 체형도 교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봄이 되자 황사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당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다. 업무에, 집안의 이사, 검찰의 조사까지 받으면서 스트레스가 폭발했다. 그리고 코가 막혀서 뚫리질 않았다. 아무리 코 세척을 해도 코는 풀리지 않았다. 끊임없이 두통에 시달리고 잠을 자다가 헉헉대면서 깨기 일쑤였다. 


 코 세척을 아무리 해도 효과가 없었다. 코 속에 철사를 집어넣어 큼지막하게 걸려있는 노폐물을 긁어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니면 코를 뜯어버리고 싶었다. 역시, 인터넷과 책을 뒤져보면서 방법을 찾는 와중에 코 세척으로 제거되지 않는 노폐물이 실은 코딱지가 아니라 비갑개라는 내 몸의 일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인체의 조직에서 성기와 코가 바로 피를 빨아들여 부풀어 오르는 조직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즉, 사람은 긴장하거나 흥분하면 코가 부풀어 오르면서 콧구멍이 줄어들어 호흡이 빨라진다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하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다가 어느 순간 내 코 속의 제거되지 않는 그 노폐물은 내 마음 상태를 나타낸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즉, 책상에 편안하게 앉아있지만 실은 내 마음은 이미 조급함과 욕망과 스트레스로 충만할 때, 내 비갑개는 부풀어 오르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야동을 볼 때, 유난히 코 속이 잘 부풀었던 것 같다. 


 이 뒤로는 일사천리였다. 코가 막히는 것 같으면 코를 세척한다. 그래도 코가 막혀 있으면 마음을 다스린다.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별 것 없었다. 그냥 코 속에서 힘을 빼는 느낌 정도였다. 스트레스를 느끼나, 조급함을 느끼나, 무언가에 흥분해 있는가 생각해보면 바로 내 마음의 상태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서 마음을 돌려서 코에 힘을 빼는 느낌을 연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코가 열리기 시작했다. 


 이런 질문이 있을 수 있다. 코를 풀거나 손으로 긁어내면 되지 않겠는가? 하는 질문이다. 물론, 코를 풀면 코 속의 노폐물을 배출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코의 비갑개도 충혈되어 부풀어 오른다. 심한 경우엔 코를 심하게 풀었을 때, 코피가 나는 경우도 있다. 코에 가해지는 혈압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코를 풀고 나면 잠시 시원해졌다가 다시 코막힘이 강해진다. 내 몸의 일부인 비갑개가 코 속의 노폐물로 느껴져 이를 배출하려고 더 심하게 코를 풀지만 그럴 수록 코는 심하게 막힌다. 손으로 긁어내는 경우는 손가락으로 배출할 수 있는 영역이 제한적이라 의미가 없고, 코 내부를 손톱으로 긁을 때마다 미세한 상처가 나서 해당 부위가 헐거나 부풀어 오르게 된다. 따라서 코 세척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렇게 코를 여는 방법을 깨닫고 매순간 코를 개방하기 위해 노력하니, 일상의 두통도 전부 사라졌다. 그래서 일상에서 그저 살짝 두통이 느껴지거나, 졸리거나, 정신이 맑지 않을 때, 코 세척을 하면서 코를 열어보았다. 그런데 전부 효과가 너무 좋았다. 두통은 씻은 듯이 사라지고 정신은 맑아지며 졸음은 물러난다. 이제껏 체형이나 대사질환 등이 원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깔끔하게 모든 것들이 사라졌다. 심지어 목의 통증도 코 세척을 하고 코를 열면 사라졌다. 게다가 날마다 널뛰는 변덕스러운 컨디션도 일정하게 좋아졌다. 이 모든 증세의 원인이 무호흡이었던 것이다. 


 체감하기로는 코가 막힌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2~3일에 한 번 정도였다. 쌓이고 쌓이다가 꽉 막히는 느낌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일상에서 5~6시간에 한 번씩 매순간 코가 막히고 호흡이 부족해지고 있었다. 단지, 그것을 내가 몰랐을 뿐이었다. 내 경우에는 비염이나 코에 대한 대단한 증세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가 자연스럽게 막혔고, 막힌 코로 인하여 언제 두통이 올지 몰라서 살얼음판 같은 매일을 보내야 했다. 모르긴 몰라도 코가 막힌지도 모르고 두통과 스트레스, 컨디션 난조로 고생하는 사람이 상당할 것이다.


 내가 경험한 것이 모든 사람에게 통용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혹시, 원인모를 두통과 컨디션 난조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한 번 코 세척이나 코 열기를 시도해볼 가치는 있을 것 같다. 

수면무호흡이 아니라 그냥 무호흡일지도 모른다.


 이번에 이야기 하려는 것은 내가 경험한 수면무호흡이다. 다른 사람의 경험을 관찰하거나 연구한 바가 없으므로 이 모든 이야기는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담으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


 하지불안 증후군이 피곤한 가운데 불편한 감각으로 잠을 재우지 않는다면 수면무호흡은 잠의 질을 현저하게 떨어뜨린다. 수면무호흡이 경미하다면 잠을 자도 이상하게 피로가 안 풀리는 수준에 불과하겠지만, 내 경우처럼 심해지면 잠을 자는 것이 임사체험에 가까워진다. 그냥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 아니라 온갖 악몽에 시달리아가 죽었다 깨어나는 기분으로 일어난다. 거기에 그 날 하루종이 두통이 따라오는 것은 덤이다.


 슬프지만 이 증세가 수면무호흡이라고 의심하게 된 것도 이미 4~5년 정도 시달린 다음의 일이었다. 그것도 수면에 관한 책들을 몇 권 읽어보다가 내 증세를 의심한 것에 불과했다. 의심은 했지만 확신하진 못했다. 왜냐하면 수면과 상관없는 상황에서도 항상 두통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두통은 항상 목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체감된다. 목과 어깨에 살짝 담이 걸리는 느낌을 받으면 1~2시간 내에 반드시 두통이 올라오고, 그 두통은 하루 종일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거북목이나 자세가 원인일 것이라고 보고 자세 교정에 힘쓰기도 했다. 그러다가 엉뚱한 곳에서 이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냈다. 그것은 코였다.


 원래, 집안이 유전적으로 코가 별로 좋지 않다. 어머니는 초등학교 때부터 코를 쓰지 못해서 입으로 숨을 쉬었다. 내 경우도 초등학교 때 중증의 축농증이 발병해 입으로 숨을 쉬어야 했다. 그 때는 혼자서 코에 쌓인 농을 입으로 뱉는 법을 깨달아서 문제를 해결했었다. 그 뒤로 코가 종종 많이 쌓이긴 했지만 입으로 뱉고 손가락으로 코를 파면 생활에 크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그렇게 코에 관한 것을 잊고 산지 오래되었다. 그러다가 어머니의 코 상태가 너무 악화되어, 식염수로 코를 세척하게 되었는데, 그것을 보고 나도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코를 깔끔하게 청소하면 시원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코를 통해서 온갖 이물질이 나올 때면 시원한 배설의 쾌감을 느꼈다. 몸도 마음도 상쾌해지는 것 같았다. 물론, 코를 세척이 귀찮았기 때문에 코가 꽉 막혔을 때만 세척했다. 일주일에 1~2번 정도 코를 세척했고, 그냥 그 순간 시원해지는 감각만 즐겼다. 


 수면무호흡으로 잠에서 깨어 헐떡대던 순간, 혹시나 코가 막힌 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으로 코를 세척해봤다. 놀랍게도 상태가 호전되어 꽤나 숙면을 할 수 있었다. 실은, 이 때, 코가 막혔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고 정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도한 것이다. 그런데 코를 세척하고 나니 호흡이 훨씬 쉬워졌다. 내 스스로 코가 막힌 것을 느끼지 못한 것이다. 일주일에 1~2번 하던 코 세척을 매일 하기 시작했다. 하면 할수록 코 세척 이후 컨디션이 급격히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내 증세가 진행되는 상황을 열심히 관찰해보니 깨닫는 바가 있었다. 코는 수시로 막히지만 내 스스로 코가 막혔는지 잘 모른다. 코가 막히고 호흡이 힘들어지면 거기에 맞춰 몸의 활동도 축소되고 생각도 축소되었다. 이 때의 느낌은 몰입하는 느낌이다. 그리고 그런 시간이 오래 지나면 산소 부족과 함께, 두통이 밀려온다. 비록 손으로 코를 파느라 정신 없지만 딱히 코가 막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호흡이 막힌 상태 그대로 계속 생활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두통이 올 때쯤이면 스트레스로 어깨도 굳어버리고 목도 뻐근해진다. 이런 사실을 파악하고 의식적으로 코를 세척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면 갑자기 정신이 맑아지고, 목이 풀리며, 두통이 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알고 보니 수면무호흡이 아니라 일상 무호흡이었던 것이다. 


 그 동안 거북목이나 바르지 못한 자세 때문에 두통이 온다고 생각했었는데, 실은 일상에서 계속 무호흡 상태였기 때문에 두통이 오고 목이 뻐근해졌던 것이다. 목의 아픔도 코 세척과 함께 같이 사라졌다.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나는 20년간 나를 괴롭혔던 지병을 극복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이것저것 찾아보고 시도를 해보았다. 그리고 몇 가지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그 방법은 코 세척과 코 속 이완이었다. 코 세척은 코 속의 이물질을 제거해준다. 농이 찬 것이나 이물질 들을 쓸어 내려 준다. 보통, 이물질만 제거해줘도 호흡이 많이 편해진다. 하지만 종종 아무리 코 세척을 해도 코가 막혀있는 경우가 있다. 이는 코 속의 비갑개가 부풀어 오르거나 점막이 부풀어 오른 것이다. 그러면 왜 부풀었을까? 흥분 때문이었다.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서 내린 결론이므로 과학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단지, 여자 친구한테 흥분할 때, 술을 마셨을 때, 거의 반드시라고 할 만큼 두통이 발생했기 때문에 그렇게 추론할 수 있었다. 즉, 코가 막힌 것은 스트레스나 흥분으로 코에 혈류가 모여 코 속이 부풀어 올랐기 때문이었다. 


 그 뒤로는 일사천리였다. 코를 세척하고 나서도 코가 막혀있으면 마음을 달랬다. 뭐에 흥분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코 속에 힘이 들어간 부분에서 힘을 빼려고 시도했다. 다행히도 코 속은 매우 쉽게 이완되었고 호흡은 바로바로 좋아졌다. 조금 익숙해지니 이제는 코를 세척하면서 동시에 이완이 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그렇게 20년간 나를 괴롭히던 지병을 극복하게 되었다. 더 이상 일상의 두통도 없고, 수면무호흡도 없어졌다. 물론, 잦은 코 세척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긴 하지만 충분히 만족한다.


 원래는 수면무호흡이라는 질병이 따로 있다고 생각했는데, 겪어보니 내 경우는 일상의 무호흡이었다. 그리고 그 무호흡은 너무나 내 삶을 좌지우지 했다. 무호흡에 시달릴 때에 내 일상은 조울증 그 자체였다. 어느 날은 불안하고, 두통으로 고생하고, 어느 날은 너무 밝아졌다가 이유 없이 다시 우울해진다. 그런데 무호흡이 없어지니 기분과 정서가 차분해졌다. 내 정신이 맑은지 흐린지도 몰랐는데, 이제 코 세척을 하고 나면 정신은 확연히 맑아진다. 


 수면무호흡, 코골이, 비염 등으로 고생한다면 반드시 코 세척과 코 이완을 연습해보자. 별로 어렵지 않고, 부작용도 없다. 유튜브에 검색하면 코 세척 동영상이 수없이 많이 나타난다. 별 다른 증세를 느끼지 않더라도 시험 삼아 코 세척과 이완을 해보자. 무호흡은 자각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왜 내 기분이 매일매일 널뛰기를 하면서 이랬다 저랬다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무호흡이 없어지고 나서야 숨을 잘 못 쉬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뿐이다. 그러니 스스로 무호흡에 시달리는지 코 세척을 통해서 실험해보자. 운이 좋으면 자기도 모르는 컨디션 저하나 집중력 저하 등의 원인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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