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 영어 원어민의 자음 발음이 자음과 모음으로 들리는 이유

 


 무성 모음의 발견은 그 동안 아무도 해결해주지 않았던 궁금증을 스스로 풀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 궁금증이란 영어 원어민이 자음만 발음한다고 말하지만 아무리 들어도 모음 없이 발음하는 것 같지 않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앞에서 004 분절음과 자음만 발음하기 편에서 한국어 원어민들이 습관적으로 모음 /으/를 붙여 발음하기 때문에 이런 습관을 교정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이론은 충분히 이해했다. 그런데, 내 자신이 한국어 원어민으로서 자음만 발음한다는 영어 원어민의 발음을 듣어 보면 문제가 생긴다. 아무리 들어도 자음과 모음을 붙여서 발음하는 것으로 들렸기 때문이다. 즉, 영어 원어민이 ‘strong’을 발음하면 내 귀에는 혀를 굴려가면서 /스뜨롱/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들리지 /ㅅㄸ롱/으로 들리지 않는다. 


 이런 현상에 대한 이유를 고민해보았다. 처음엔 한국어가 음절마다 ‘초성+중성+종성’을 한 단위로 여기는 언어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즉, 한글에서는 모든 소리가 중성에 모음을 집어넣은 소리이기 때문에 이런 구조에 맞추기 위하여 모음이 없는데도 비슷한 모음을 들은 것처럼 착각하는게 아닐까 생각했다. 또는 어렸을 때 /ㄱ/의 소리를 ‘그’라고 읽는 식으로 항상 모음 /으/를 붙여서 자음을 읽도록 배웠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실제론 없는 모음을 어떤 환상 때문에 들은 것이라면 벌써 1년 이상 자음과 모음을 분리해서 들어보려고 노력한 지금에는 어느 정도 들을 수 있어야 했다. 하지만 여전히 내 귀에는 영어 원어민이 모음과 자음을 붙여서 말하고 있는 것으로 들린다. 결국, 자음만 발음한다는 것에 납득하지 못했음에도 이론상 타당하니 방법이 없었다. 원어민이 자음만 발음한다고 스스로를 세뇌해야만 했다. 아무리 세뇌해도 한 줄기 솟아나는 의심이 있지만 내 귀가 막귀라서 소리를 잘 분간하지 못한 것이라고 믿어야만 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무성 모음이라는 개념을 발견하면서 오래된 궁금증이 해결되었다. 그리고 내 머릿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진건지 깨닫게 되었다. 


 다음은 음소 /h/만 소리내고 있는 영어 원어민의 음성이다.

 

 

 

 내 경우에는 위의 소리가 /하/로 들린다. 물론, 일상생활에서 일반적으로 내는 /하/와 소리와 분명히 다르다. 그래도 머릿속에서는 /하/라고 들린다. 이 부분에서 한국어 원어민이 모든 자음에 모음 /으/를 붙여 발음하도록 배웠기 때문이라는 추측은 깨진다. /h/의 소리는 /으/가 아니라 /아/를 덧붙여 말하고 있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바로 앞 포스팅에서 무성 모음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h/와 무성 모음  의 소리가 같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왜 같은 말소리를  음소 /h/와 무성 모음 라고 서로 다르게 부르는 것일까? 이는 하나의 말소리를 서로 다른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음소 /h/는 성대를 떨지 말고 살짝 긴장시키면서 숨을 내뿜으면서 나는 소리다. 밖으로 밀려난 숨이 주변의 음성기관과 마찰하면서 /h/ 소리가 난다. 이 때, 핵심은 기류의 마찰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성대에서 밀려난 기류가 목구멍이나 입과 마찰하면서 나는 음을 /h/라고 하는 것이다.


 반면, 무성 모음 는 구강의 모양과 혀의 위치가 중요하다. 무성 모음 가 음소 /h/와 같은 소리가 나는 이유는 직접 소리를 내보면 바로 이해할 수 있다. 목구멍을 연 상태에서 성대가 떨리지 않는 무성음으로 또 공기를 강하게 내뱉지 않는 무기음으로 소리를 내려고 하면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다. 어떻게 든 소리를 내려면 숨을 강하게 내뱉어 기류를 마찰시키는 것 말고는 소리를 낼 방법이 없다. 무성음이고 동시에 숨을 강하게 내뱉지 않는 무기음으로 소리를 내려고 하면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무성 모음은 필연적으로 유기음이 된다. 하지만 무성 모음에서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은 혀의 위치와 입술 모양 등이지 기류가 마찰하면서 나는 소리가 아니다.


 영어 원어민이 발음한 음소 /h/의 소리가 무성 모음 와 같은 이유는 음소 /h/의 소리를 낼 때, 혀를 쓸 일이 없어서 혀가 자연스럽게 늘어지고 목구멍을 크게 열기 위해 입을 크게 벌리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혀의 위치와 입의 모양은 유성이든 무성이든 모음 /아/의 혀 위치와 입모양과 동일하다.  즉, 음소 /h/ 소리를 낼 때 모음 /아/의 혀 위치와 입술 모양이 가장 자연스럽고 편하기 때문에 영어 원어민은 그렇게 발음하는 것이고 그 소리가 무성 모음 처럼 들리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어 원어민은 무성 모음 에서 들려오는 모음 적인 부분이든 유성 모음 [아]이든 모두 동일한 음소 /아/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이 소리가 머릿속에서는 /하/로 번역된다.


 중요한건 이 순간 음소 /h/와 무성 모음 는 자음인 동시에 모음이라는 점이다. 그저 보는 관점이 달라지면 자음이던 것이 모음으로 변하고 모음이던 것이 자음으로 변한다. 동일한 소리를 보는 관점이 두 가지로 갈라진 셈이다. 구강이나 혀의 위치 입술의 모양 등으로 인하여 방출되는 공기의 양상은 모음적인 요소를 드러내고, 어떤 조음 위치에서 기류가 폐쇄되거나 마찰되었는가를 통하여 자음적인 요소가 드러난다. 그렇다면 이는 음소 /h/만 그런 것일까?


 하나의 말소리가 자음적인 면과 모음적인 면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영어 원어민의 자음 발음을 들어 보니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인다. 가령, 영어의 자음 발음에서 /s, z,  t, d, n, l/는 어째서인지 /스, 즈, 트, 드, 느, 르/로 들린다. 자연스럽게 모음 /으/가 첨가된 것 처럼 들린다. 영어 음소/s, z,  t, d, n, l/는 모두 혀끝을 윗잇몸(치경)에 접근시키거나 붙이는 방식으로 소리가 난다. 이 때, 혀의 위치와 입술 모양 모음 /으/를 낼 때의 모양과 유사하기 때문에 한국어 원어민은 자동반사적으로 /으/를 덧붙여 듣는 것이다. 그리고 유성 모음과 무성 모음을 구별하지 않으니  발음할 때는 태연히 유성 모음 /으/를 붙여서 발음한다. 하지만 영어 원어민 입장에서는 유성 모음 /으/는 별개의 음이니 한국어 원어민의 발음은 없는 음을 덧붙인 것철럼 이상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s, z,  t, d, n, l/의 발음에서 추가된 모음 /으/는 실제 모음 /으/를 조음할 때의 혀의 위치와 입술 모양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모음은 자음에 비해서 그 소리가 분명하게 구별되지 않는다. 혀의 움직임이나 입술의 모양의 차이라는 것이 미묘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모음은 조금 차이가 나더라도 미묘한 차이점을 무시하고 유사한 모음으로 번역해서 듣게 된다. 따라서 한국어 입장에서는 가장 유사한 모음인 /으/를 덧붙여 듣게 된다.


 결국, 영어 원어민이 자음만 발음할 때, 자음과 모음을 붙여서 들었던 내 귀는 크게 잘못되지 않았다. 단지, 영어 원어민이 모음으로 듣지 않는 것을 모음으로 들었을 뿐이기 때문이다. 서로 음성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추측하면, 유성음과 무성음을 강하게 구분하는 영어와 그렇지 않은 한국어, 유기음과 무기음을 강하게 구분하는 한국어와 그렇지 않은 영어로 음성체계가 다르고, 한글의 구조상 무조건 모음이 말소리에 있어야 한다는 한국어 소리에 대한 모델이 이런 차이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음성체계의 차이를 발견하고 나니 그 동안 헷갈렸던 것들이 상당 부분 해소된다. 가령, 어떻게 자음만 발음하는지 명료하게 이해했고, 영어의 비슷한 음들 /s, ʃ/, /z, ʤ/  등 소리는 비슷하지만 조음 위치가 다른 음들을 어떻게 구별해야 하는지 비로소 알 수 있게 되었다.

 


Ankilog 학습파일


학습용 Anki 파일은 아래와 같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Ankilog 파일:  010 영어 자음 발음에서 모음이 들리는 이유.apkg


수정 : 2020-04-04 오전 12:11 Ankilog 문구 다듬기



 

009 무성 모음으로 유성음 경험

 

  이제 무성 모음을 듣고 발음해 볼 차례다. 물론, 무성 모음만 듣고 말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영어나 한국어 모두 무성 모음을 음소로 사용하지 않으므로 무성 모음 자체로는 아무런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성 모음은 우리가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유성 모음을 보다 제대로 경험하게 해준다. 그리고 나아가 모음과 자음을 구분하지 않고 한 뭉터기로 발음하고 인지하는 습관을 가진 한국어 원어민이 이를 분리해서 들을 수 있는 경험을 유도해볼 수 있다.

 

 아직, 영어 모음을 따로 공부하지 않았으니 한국어 모음으로 연습한다. 무성 모음 조음을 통해 어디까지나 성대를 쓰는 법을 스스로 자각하기 위해 연습하는 것이므로 딱히 영어 모음으로 연습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차례대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한국어 모음 와 이를 무성음화한  그리고 마지막으로  를 발음한 것이다.

 

IPA(국제음성기호)에서 무성음화된 음을 표시할 때 아래에 작은 동그라미를 붙여 표시한다. 이러한 표시를 구별기호(diacritic)이라고 부른다.

 

 

 요령은 간단하다. 가령, 한국어로 를 발음하고 그 상태에서 입 모양과 혀의 움직임을 그대로 둔 채, 성대를 떨지 않고 발음한다. 그리고 이어서  를 발음한다.


 성대를 떨지 않는다는 것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면 목이 쉬었을 때를 떠올리거나 속삭이듯 말하는 상황을 떠올리면서 연습해본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자신이 성대를 어떻게 쓰는지 느껴본다. 자주 사용하면서 의식적으로 성대를 쓰는 법을 몸에 익힌다.

 

 무성 모음 는 앞서 본 /h/와 소리가 비슷하다. 그래서 음소 /h/를 무성 모음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 부분은 뒤에 다시 이야기할 것이다.

 

  무성 모음 의 소리가 유사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연속으로 발음해보면 그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도 는 두 개의 소리를 이어 붙인 것을 느낄 수 있다. 말소리의 파형도 두 개의 이질적인 파형이 접해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음과 모음이 별도로 들리는 감각을 익혀보도록 하자.

 

 듣다 보면 무성 모음의 소리가 매우 알아듣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유성 모음과 연달아 들을 경우 비슷하게 들리기는 하지만 개별적으로 들을 경우 전부 숨소리 정도로만 들리기도 한다. 음을 잘 들어보면 숨소리와 유성음 특유의 쨍쨍한 소리가 대비되는 것을 느껴볼 수 있다. 유성음이 소리가 더 또렷하고 더 음량이 높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어의 다른 모음 /이, 에, 애, 으, 어, 우, 오/ 똑같은 연습을 해본다. 

 

 

 

 

 

 

 

 

 

 

 

 

 

 

 

 

 

 

 

 

 

 

 

 

 

 

 

 

 

Ankilog 학습파일

 

학습용 Anki 파일은 아래와 같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아래의 Ankilog는 소리를 구분하여 듣는 연습을 위하여 만들었으니 소리를 들을 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Ankilog 파일:  009 무성모음으로 유성음 경험(오디오).apkg

 

수정 : 2020-04-04 한국어에서 무성 모음과 유성 모음은 서로 이음 관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여 기존에 음소로 표시한 유무성 모음들을 이음으로 표시함. 또,  발음 수정함(Ankilog도 같이 수정함)


 

005 음소, 이음, 음성체계

 

 영어 음성학 공부를 하는 이유는 단지 멋들어져 보이는 발음을 갖고 싶어서가 아니다. 영어의 음성체계를 머릿속에 설치하여 자연스럽게 언어로써 영어를 습득하고 싶어서다. 그렇다면 그 음성체계라는 것은 무엇일까?

 

 세상에는 아마 사람 수만큼 다양한 말소리가 있을 것이다. 어떤 말소리들은 서로 비슷하고 어떤 말소리들은 서로 다르다. 언어는 이 무수한 말소리들을 분류하는데 서로 같은 소리와 다른 소리로 구분하는데 특히 소리에 따라서 의미를 구분할 수 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따진다.

 

 가령, 우리에게 'ㅍ'과 'ㅂ'은 서로 다른 말소리다. 왜냐하면 '풀''불'로 초성 하나만 다르게 써도 의미가 서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어 원어민인 우리에게 너무 당연해 보이는 이야기다. 하지만 영어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영어에서 'ㅍ'은 'ㅂ'과 동일한 말소리다. 물론, 소리가 조금 다르게 난다는 점을 영어 원어민도 안다. 하지만 그것은 사소한 차이에 불과하다. 그냥 'ㅂ'발음할 때 숨소리가 섞여 조금 거칠게 발음된 것'ㅍ'일 뿐이다. 숨소리가 섞이는 이유야 강세에 따라 힘을 주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말을 시작하면서 숨을 크게 내쉬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쨌든 영어 원어민은 이 두개의 말소리를 서로 같은 음인 'p'로 생각하고 말한다. 그래서 우리가 '풀''불'의 차이점에 대해서 이야기해도 영어 원어민은 이 두 단어 모두 'pul'로 동일한 단어처럼 생각한다. 또, 같은 이유로 대한민국 여권에 씨는 Park으로 표기 되고 씨는 Paik으로 표기 된다.

 

 음소는 의미를 구분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말소리의 단위를 말한다. 위의 예에서 우리에게 'ㅍ'과 'ㅂ'은 각각 서로 다른 하나의 음소다. 하지만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에게 'ㅍ'과 'ㅂ'은 별개의 음소가 아니라 하나의 음소에 속한 살짝 다르게 변형된 말소리일뿐이다. 이를 이음(異音)이라고 한다. 이음은 동일한 음소에 속하므로 이음들 끼리는 바꿔 사용해도 의미가 달라지지 않는다.  위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영어는 'ㅍ'에 해당하는 [] 'ㅂ'에 해당하는 [p]를 모두 /p/의 이음으로 본다. 그리고 음성체계는 수많은 말소리들과 이음이 음소로 분류되어 만들어진 체계를 말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언어권별로 음소와 이음의 음성체계는 조금씩 다르다. 

(이제부터 음소를 표기할 때는 빗금으로 감싸서 /ㅍ/, /ㅂ/, /p/와 같이 적는다. 그리고 이음은 [], [p]와 같이 대괄호로 감싸서 표기한다.)

 

 그럼 이제 음소와 이음으로 구성된 음성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보자.

 

 음소는 우리의 정신 속에서 실제 언어로써 작동하고 있는 말소리를 의미한다. 만일, 우리가 /미닫이/라고 말하려고 할 경우 머릿속으로는 /미닫이/로 말하고 있고 스스로 /미닫이/로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구개음화 때문에 [미다지]로 말소리가 나간다. 하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의 머릿속에는 /미닫이/로 찍힌다. 즉, 듣는 사람은 실제로 [미다지]로 들었어도 머릿속에선 /미닫이/로 자동 전환되어 언어로 이해된다. 즉, 언어에 의한 의사소통은 소리가 머릿속에서 적절한 음소로 전환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다.

 

 


 위의 사례에서는 한국인이 한국어의 이음을 인식하기 쉽지 않아 이해하기 쉽도록 구개음화 현상으로 예를 들었다. 마찬가지로 다양한 이음들도 자신이 속한 음소로 전환되어 머릿속에서 언어로 작동한다. 그런데 이러한 음성체계가 서로 다르면 이음들이 서로 다른 음소로 전환되기 때문에 모국어와 음성체계가 많이 다른 외국어를 배울 때 큰 혼란이 발생하게 된다.

 

 가령, 이음 [l], [r]은 한국어에서는 음소 /ㄹ/에 속하는 이음들이지만 영어에서는 각각 별개의 음소 /l//r/이다. 따라서 영어 원어민은 leaderreader를 구분하여 발음하고 이해하지만 한국어 원어민은 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눈치를 보거나 문맥에 따라 추측해야 한다.

 

 또, 영어와 한국어의 음성 시스템이 서로 복잡하게 꼬인 경우도 있다. 한국어의 /ㅂ/[p], [b] 등을 이음으로 가지고 []는 이음으로 가지지 않는다. 반면 영어는 /p/, /b/가 별도의 음소로 구분되고 [] /p/의 이음으로 들어간다. 다음 그림과 같은 경우다.

 

 

 이렇게 소리들을 음소로 전환하는 음성체계가 서로 매우 다르면 또박또박 천천히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각자의 모국어에 따라서 서로 다른 음소로 전환되어 버리기 때문에 적절하게 음성을 주고받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려면 우선 음성체계를 맞추어 서로 주파수를 맞추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Ankilog 학습파일


학습용 Anki 파일은 아래와 같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Ankilog 파일: 005 음소, 이음, 음성체계.apkg


수정 : 2019-12-02 오전 2:25 문구를 다듬고 이음의 설명 부분 조금 보충함. Anki 파일의 이음 부분도 수정함

수정 : 2019-12-10 오후 2:30 발음기호 수정 [pʰ]으로 교체 Anki 부분은 수정사항 없음

 내 음성학 공부는 그냥 언어학 교과서에서 음성학 부분을 통째로 외운 것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언어에서 사용되는 음성의 특성에 집중되어 있지 어떤 언어를 습득하는데 필요한 모든 부분을 세밀하게 다루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제 영어를 본격적으로 익히려고 하는 시점에서는 영어 습득을 위한 음성학 과정을 따로 찾아봐야만 했다. 그리고 넘쳐나는 수많은 책들 사이에서 공부할 방향과 커리큘럼을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찾아보니 학자들이나 교육기관에서 영어 습득을 위한 음성학 공부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커리큘럼은 상향식과 하향식이 있다. 상향식은 영어의 개별 음성의 발음부터 시작해서 음절, 강세, 억양 등으로 점차 확장시키는 방법이다. 반대로 하향식은 억양으로 유려하게 말을 시작하고 그 다음 개별 음성과 발음을 습득하는 방향으로 학습을 진행시켜 나간다. 그리고 최근에는 하향식 방법이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방식인 상향식 커리큘럼은 전통적인 방식이다. 발음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잡아서 연습하고 그것을 조금씩 늘려간다. 그렇게 발음과 음절, 강세, 억양 등을 단계적으로 습득해 나간다. 이 방법은 매우 세세하게 언어를 차분하게 배울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지루하고 힘든 과정이다.


 두 번째 방식인 하향식 커리큘럼은 우선 언어와 친숙해지는 것이 목적이다. 우선 말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문화권 내의 친구들과 어떻게든 말할 수 있도록 하고 그럼으로써 일상생활에서 함께 해당 언어를 사용하여 빠르게 익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상향식과 하향식은 모두 장단점이 있다.


 상향식은 잘 준비되어 있고 검증되어 있다. 게다가 이론적으로도 잘 정비되어 있다. 그래서 이런 훈련을 제대로 받으면 언어에 대한 재능과 상관없이 교육의 성과가 어느 정도 보장된다. 반면, 언어의 이론적 습득이 지루할 수 있고, 실제 언어를 사용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교육받는 사람이 성실하고 인내심도 많아야 한다.


 하향식은 빠르고 경제적이다. 발음을 습득하긴 어렵지만 억양은 상대적으로 쉽다. 그리고 억양을 따라하고 이해할 수 있으면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된다. 영어와 한국어가 억양 언어이기 때문에 억양으로 의문, 감탄, 조롱, 경멸, 분노 등의 다채로운 감정을 표현할 수 있고, 이러한 감정 위주의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언어 특유의 리듬을 익힐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의사소통의 시작에 방점을 둠으로써 단순히 학교나 교육기관에서의 언어 습득에서 벗어나 원어민들과의 의사소통을 서툴게나마 시작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언어를 쓸 일이 많아지고 살아있는 언어를 습득하게 된다. 하지만 일단 언어를 공부하는 사람이 외향적이고 재능이 있다면 빠르게 습득이 가능하지만 내성적이거나 언어의 재능이 약한 사람은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 개인적으로 이 방법은 단기로 체류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사람들로부터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상향식과 하향식 방법의 장단점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장단점을 살펴본 결과 Ankilog로 전개할 음성학 공부는 세 가지 이유로 상향식 방식을 선택하기로 결정했다.


 일단, 내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에게 적합한 방식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다. 일단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하는 하향식 방식은 비사교적이고 다른 사람과 영어로 말할 일이 없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별로 효과가 없다. 게다가 재능이 없는 나 같은 사람은 아무리 많은 영어에 노출되더라도 그저 간단한 말 몇 마디 배우고 그 말로 전부 의사소통하게 될 뿐 보다 나은 스피커가 되지는 못한다. 이 점은 내 모국어인 한국어 실력을 보면 매우 명확해진다. 음성학 공부를 하고 나서야 한국어 발음이 좋아진 나 같은 사람에게 하향식 방법은 효과적으로 작용할 것 같지 않다. 


 두 번째는 한국의 특수한 상황이다. 많은 한국인이 영어를 매우 잘한다. 단지, 말하고 들을 수 없을 뿐이다. 내 개인적인 경험이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적용된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일단 발음을 익히고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서 기존에 수험용으로 공부한 영어들이 쓸모없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기존에 눈으로 손으로 익혀놓은 단어들은 대부분 알아들을 수 있고 쉬운 문장은 자연스럽게 들리게 되었다. 따라서 많은 한국인 성인들은 간단히 발음만 익혀도 자신감이 붙어 급속하게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상향식 방식이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상향식 방법이 Anki로 접근하기 쉽다. 영어 음성학 공부는 개별음-음절-강세-억양을 익히는 것인데, 개별음, 음절, 강세는 수월하게 카드화하기 좋다. 하지만 억양을 카드화하기는 조금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Anki는 지루한 기초 개념 학습을 수월하게 해준다는 점을 고려하면 Anki로 공부할 때는 상향식 방식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본 Ankilog는 개별음-음절-강세-억양 순으로 기초개념부터 차근차근히 상향식으로 학습해나가려고 한다.  Anki의 강점이 지루하고 재미없는 과정을 꾸준히 묵묵히 외우면서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Anki로는 지루한 개념 학습과 훈련의 과정을 짜투리 시간에, 이동 중에, 화장실에서, 틈틈이 소화하도록 한다. 그리고 그 외로 영어 사용자 친구를 사귀거나 미드나 영화를 보면 된다. 그러면 어느 새 영어 실력이 크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

부수한자 214개


한자의 기본적인 구성 요소라고 할 수 있는 부수한자 214개를 학습하기 위한 Ankilog 모음입니다. 

   

부수한자는 한자를 분류하기 위하여 기준으로 내세운 한자입니다. 따라서 부수한자를 알아두면 대략적인 한자의 기본 틀을 익히고 동시에 기본적인 한자들을 숙지하여 복잡한 한자도 쉽게 익힐 수 있게 됩니다. 

    


Ankilog 모음


다음 파일을 다운 받아 사용하시면 됩니다.


다음은 부수한자만 익히기 위한 부수한자 연습 Ankilog 모음입니다.


부수한자 214개 연습.apkg


다음은 부수한자를 익힌 후 해당 한자가 만들어진 원리나 배경 등을 설명한 심화학습용 Ankilog 모음입니다.


부수한자 214개 심화학습.apkg



관련 블로그 링크


포스팅된 블로그 링크는 다음과 같습니다.


001: 丨(뚫을 곤), 亅(갈고리 궐), 丿(삐칠 별), 乙(새 을)

002: 一(하나 일), 丶(점 주), 凵(입벌릴 감), 冖(덮을 멱)

003: 冂(멀 경), 几(안석 궤), 刀(칼 도), 亠(돼지해머리 두)

004: 力(힘 력), 匚(상자 방), 卜(점칠 복), 匕(숟가락 비)

005: 冫(얼음 빙), 厶(사사로울 사), 十(열 십), 厂(기슭 엄, 언덕 한)

006: 又(또 우), 二(두 이), 人(사람 인), 儿(어진 사람 인)

007: 入(들 입), 卩(병부 절), 八(여덟 팔), 勹(쌀 포)

008: 匸(감출 혜), 干(방패 간), 巾(수건 건), 彐(돼지머리 계)

009: 工(장인 공), 廾(받들 공), 口(입 구), 囗(에워쌀 위)

010: 弓(활 궁), 己(몸 기), 女(여자 녀), 大(큰 대)

011: 宀(집 면), 士(선비 사), 山(뫼 산), 彡(터럭 삼)

012: 夕(저녁 석), 小(작을 소), 广(집 엄), 尸(주검 시)

013: 尢(절름발이 왕), 幺(작을 요), 弋(화살 익), 廴(길게 걸을 인)

014: 子(아이 자), 彳(걸을 척), 巛(내 천), 寸(마디 촌)

015: 夂(뒤쳐져 올 치), 夊(천천히 걸을 쇠), 土(흙 토), 屮 (싹날 철, 왼손 좌)

016: 犬(개 견), 戈(창 과), 斤(도끼 근), 气(기운 기)

017: 斗(말 두), 毛(털 모), 木(나무 목), 无(없을 무)

018: 毋(말 무), 文(글월 문), 方(모 방), 攴(칠 복)

019: 父(아버지 부), 比(견줄 비), 殳(칠 수), 手(손 수)

020: 水(물 수), 心(마음 심), 氏(뿌리 씨, 성 씨), 牙(어금니 아)

021: 歹(앙상한 뼈 알), 曰(가로 왈), 牛(소 우), 月(달 월)

022: 日(날 일), 爪(손톱 조), 支(지탱할 지), 止(그칠 지)

023: 爿(조각 장), 片(조각 편), 戶(지게문 호), 火(불 화)

024: 爻(점괘 효), 欠(하품 흠), 甘(달 감), 瓜(오이 과)

025: 疒(병들 녁), 立(설 립), 皿(그릇 명), 矛(창 모)

026: 目(눈 목), 癶(등질 발), 白(흰 백), 生(날 생)

027: 石(돌 석), 矢(화살 시), 示(보일 시), 玉(구슬 옥)

028: 瓦(기와 와), 用(쓸 용), 禸(짐승 발자국 유), 田(밭 전)

029: 皮(가죽 피), 疋(발 소), 玄(검을 현), 穴(구멍 혈)

030: 禾(벼 화), 艮(머무를 간), 血(피 혈), 虍(범 호)

031: 虫(벌레 충), 臼(절구 구), 老(늙을 로), 耒(쟁기 뢰)

032: 网(그물 망), 糸(실 사), 米(쌀 미), 缶(장군 부)

033: 色(빛 색), 舌(혀 설), 臣(신하 신), 襾(덮을 아)

034: 羊(양 양), 羽(깃 우), 肉(고기 육), 聿(붓 율)

035: 衣(옷 의), 而(말 이을 이), 耳(귀 이), 自(스스로 자)

036: 舟(배 주), 竹(대 죽), 至(이를 지), 舛(어그러질 천)

037: 艸(풀 초), 行(다닐 행), 角(뿔 각), 見(볼 견)

038: 谷(골 곡), 豆(콩 두), 里(마을 리), 釆(분별할 변)

039: 豕(돼지 시), 身(몸 신), 辛(매울 신), 言(말씀 언)

040: 酉(닭 유), 赤(붉을 적), 足(발 족), 走(달릴 주)

041: 辰(별 진), 車(수레 차, 수레 거), 辵(쉬엄쉬엄 갈 착),  豸(발없는 벌레 치)

042: 貝(조개 패), 邑(고을 읍), 阜(언덕 부), 金(쇠 금)

043: 門(문 문), 非(아닐 비), 雨(비 우), 隶(미칠 이)

044: 長(길 장), 靑(푸를 청), 隹(새 추), 韭(부추 구)

045: 頁(머리 혈), 面(얼굴 면), 飛(날 비), 首(머리 수)

046: 食(먹을 식), 韋(가죽 위), 音(소리 음), 風(바람 풍)

047: 香(향기 향), 革(가죽 혁), 鬲(솥 력, 막을 격), 高(높을 고)

048: 骨(뼈 골), 鬼(귀신 귀), 馬(말 마), 鬯(술이름 창)

049: 鬥(싸울 투), 髟(머리털 표), 鹵(소금밭 로), 鹿(사슴 록)

050: 麻(삼 마), 麥(보리 맥), 魚(물고기 어), 鳥(새 조)

051: 黃(누를 황), 黑(검을 흑), 黍(기장 서), 黹(바느질할 치)

052: 鼓(북 고), 黽(맹꽁이 맹, 힘쓸 민), 鼠(쥐 서), 鼎(솥 정)

053: 鼻(코 비), 齊(가지런할 제), 齒(이 치), 龜(거북 귀, 거북 구)

054: 龍(용 룡), 龠(피리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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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을 뗐다.


2019년 2월 8일에 천자문의 첫 포스팅을 올리면서 시작했고, 7월 17일에 마쳤으니 대략 반년이나 걸린 셈이다. 초등학생도 아니고 지긋한 나이가 돼서 천자문을 뗀 것이 무슨 자랑이겠느냐마는 그래도 마음이 쫄깃쫄깃한 것인지 싱숭생숭한 것인지 벅찬 것 같기도 하고 속이 시원한 것도 같다.


요즈음 같아서는 한문을 쓰는 경우도 많이 줄어서, 공부하는 사람이 많지 않겠지만 30년 전만 해도 한문은 꼭 뛰어넘어야 할 관문이었다. 그리고 그 시절 나는 절대로 그 관문을 넘지 못할 사람 중 하나였다. 다행히, 나만 그러한 관문을 뛰어넘지 못한 것은 아니어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간혹, 천자문을 떼고 오는 친구들이 종종 있었다. 그리고 예외 없이 공부를 잘했던 것 같다.


그 시절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들을 봐도 그랬고, 옛 이야기도 그렇고 무협지에서까지 모두 천자문으로 공부를 시작한다. 천자문은 문맹탈출의 기본이었고, 한자로 이루어진 학문의 시작이었다. 그쪽 공부를 한다고 하면 “천자문은 떼었냐?”라는 질문이 기본이었다. 따라서 천자문은 당연히 떼었어야 할 그 무엇이었다.


주입식 교육이 강조되던 어린 시절에도 천자문을 외운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무려, 1000자다. 천자를 외운다는 것은 어린 아이들에게 끔찍하게 어렵고 힘들어 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천자문은 한문 공부의 서두에 그 존재감만으로 많은 학생들을 좌절시켰다. 나 또한 당연히 1000자를 외워야 한다는 말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그 자리에서 공부를 포기했다. 


그런데 이제 천자문을 모두 외웠다. 불현듯, 있는지도 몰랐던 어린 시절 가졌던 소소한 열등감이 나타났다가 해소되었다. 또, 천자문을 외울 수 없다고 믿었던 내 자신을 극복한 것에 대한 자긍심도 살짝 그 모습을 드러낸다. 아! 드디어 다 외웠다. 가슴이 살짝 벅차다.


천자문을 끝내서 가슴이 벅찬 것은 성취감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천자문을 외는 것이 생각보다 너무 힘든 경험이었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끝마쳐서 너무 행복한 것도 있다. 힘들었다.


물론, 글자 하나하나를 익혀서 1000자를 익힌다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다. Anki는 그런 것에 잘 특화되어 있고, 시간이 걸릴 뿐, 차례대로 익히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럼 뭐가 어려웠을까?


일단, 천자문의 해석이다. 천자문의 해석을 책이나 인터넷에서 열심히 뒤져서 정리하다 보면, 이해할 수 없는 해석들이 중구난방인 경우가 너무 많다. 그리고 그러한 해석들이 솔직히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너무 확대해석하거나, 납득하기 어려운 해석도 종종 보이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스스로 해석하자니 아는 것이 너무 없다. 결국, 입으로 되뇌어 보면서 가장 적절해 보이는 최소한의 해석을 선택했지만 이 과정에서 상당한 좌절을 느끼게 되었다. 


두 번째는 천자문을 순서대로 외우는 것이다. 그냥 1000자를 외울 것이었으면 천자문을 외울 필요가 없다. 그냥 시중에서 “실용한자 1800자” 같은 것을 사서 외우면 될 것이다. 천자문을 공부하는 이유는 그 1000자를 모두 이어 하나의 거대한 글을 만들기 때문이다. 즉, 1000자를 순서대로 외우고 그 의미를 바로바로 생각하고 떠올릴 수 있게 해야 천자문을 공부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천자문을 공부하면 난이도가 무척 높아진다.


대략 400자까지는 순탄하게 외웠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늘어나는 구절의 부담감이 켜켜이 쌓이기 시작했다. 매일 8글자 1구절이 늘어나면서 한 번에 전체 구절을 떠올리는 것이 점점 어려워졌다. 


옛날에 읽었던 책에서, 닌자들이 높이뛰기 위하여 나무를 심어놓고 그 나무를 매일 1000번씩 넘었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었다. 그 나무가 높게 자라면서 닌자들의 높이뛰기도 같이 높아져 결국, 집도 뛰어넘을 수 있을 정도로 높게 뛸 수 있게 된다는 식의 이야기였다. 


천자문을 외우는 것은 이 높이뛰기 훈련과 비슷했다. 매일 암송하는 구절 1개가 늘어나면서 매일 한 번에 외울 수 있는 뇌용량을 조금씩이나마 늘리는 느낌이었다. 그렇다. 정말 수련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느낌이었다. 매일 한계 돌파를 하는 그런 운동 말이다. 덕분에 처음에는 천자문 포스팅과 다른 포스팅을 같이 블로그에 올렸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다른 포스팅은 전혀 못 올리고 천자문만 올리고 헉헉대기 일쑤였다. 솔직히, 블로그에 계속 올리는 것 아니었으면 천자문을 이렇게 빨리 끝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또 천자문을 암기하면서 이런 생각도 들었다. 선조들이 천자문 공부를 꼭 처음에 시켰던 이유가 한자를 교육하는 목적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1000자를 외우고 떠올릴 수 있는 긴 호흡의 정신력과 암기력을 구축하여 공부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서 이런 교육을 진행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내 스스로도 천자문을 외우면서 내 한계에 계속 부딪히는 고통을 맛보았고 덕분에 내 자신이 가진 정신적 근력이 늘어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아마도, 초등학교 시절에 외웠으면 상당한 정신적 체력이 붙어서 이후 공부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천자문을 외우는 과정은 상당히 힘들고, 현실적으로 대단히 유용한 것은 아니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도전해보라고 말하기는 어렵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해내면 상당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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千字文 125 謂語助者 焉哉乎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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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별 한자 

謂 - 이를 위(이르다, 말하다)

語 - 말씀 어

助 - 도울 조

者 - 놈 자(놈, ~것)

焉 - 어조사 언

哉 - 어조사 재

乎 - 어조사 호

也 - 어조사 야

※ 어조사는 한문에서 다른 한자를 도와 의미를 명확하게 해주는 글자를 말한다.


2) 한자어

語助者 - 말을 돕는 것(어조사)


3) 4자 풀이

謂語助者 - 말을 돕는 것(어조사)을 말한다.

焉哉乎也 - 언(焉), 재(哉), 호(乎), 야(也)이다.


4) 8자 풀이

謂語助者 焉哉乎也

말을 돕는 것(어조사)을 말하니 언(焉), 재(哉), 호(乎), 야(也)이다.

   

언(焉), 재(哉), 호(乎), 야(也)는 말을 돕는 어조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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孤陋寡聞 愚蒙等誚

謂語助者 焉哉乎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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千字文 124 孤陋寡聞 愚蒙等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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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별 한자 

孤 - 외로울 고(외롭다, 홀로)

陋 - 더러울 루(더럽다, 추하다, 좁다)

寡 - 적을 과(적다, 약하다, 과부)

聞 - 들을 문(듣다, 지식)

愚 - 어리석을 우

蒙 - 어두울 몽(사리에 어둡다, 어리석다)

等 - 무리 등(무리, 등급, 같다)

誚 - 꾸짖을 초(꾸짖다, 책망하다)


2) 한자어

孤陋 - 고루하다.

 고루(孤陋)하다는 것은 보고 들은 것이 없어 마음가짐이나 하는 짓이 융통성이 없고 견문이 좁다는 것이다. 

寡聞 - 과문하다.

 과문(寡聞)하다는 것은 보고 들은 것이 적다는 것이다.

愚蒙 - 어리석고 사리에 어둡다.

等誚 - 똑같이 꾸짖는다.


3) 4자 풀이

孤陋寡聞 - 고루하고 과문하다.

愚蒙等誚 - 어리석고 사리에 어두운 이와 똑같이 꾸짖는다.


4) 8자 풀이

孤陋寡聞 愚蒙等誚

고루하고 과문한 이는, 어리석고 사리에 어두운 이와 똑같이 꾸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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束帶矜莊 徘徊瞻眺

孤陋寡聞 愚蒙等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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千字文 123 束帶矜莊 徘徊瞻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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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별 한자 

束 - 묶을 속(묶다, 약속)

帶 - 띠 대

矜 - 자랑할 긍(자랑하다, 엄숙하다)

莊 - 씩씩할 장(씩씩하다, 단정하다)

徘 - 어정거릴 배(어정거리다, 방황하다, 배회하다)

徊 - 머뭇거릴 회(머뭇거리다, 노닐다, 배회하다)

瞻 - 볼 첨(쳐다보다, 바라보다, 우러러보다)

眺 - 바라볼 조


2) 한자어

束帶 - 띠를 묶다.

矜莊 - 엄숙하고 단정하다.

徘徊 - 배회하다.

 배회(徘徊)하는 것은 목적 없이 어떤 곳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것이다.

瞻眺 - 우러러 바라본다.


3) 4자 풀이

束帶矜莊 - (관복의) 띠를 묶으니 엄숙하고 단정하다.

徘徊瞻眺 - (사람들이) 배회하면서 우러러 바라본다.


4) 8자 풀이

束帶矜莊 徘徊瞻眺

(관복의) 띠를 묶으니 엄숙하고 단정하여, (사람들이) 배회하면서 우러러 바라본다.


5) 이전 구문

矩步引領 俯仰廊廟

束帶矜莊 徘徊瞻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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千字文 122 矩步引領 俯仰廊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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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별 한자 

矩 - 모날 구(모나다, 법도, 직각자)

步 - 걸음 보

引 - 끌 인(끌다, 당기다, 인도하다)

領 - 거느릴 령(거느리다, 목, 옷깃)

俯 - 구부릴 부

仰 - 우러를 앙

廊 - 사랑채 랑(사랑채, 행랑)

廟 - 사당 묘(사당, 조정)

 조정(朝廷)은 임금과 신하들이 모여 진행하는 회의 또는 그런 기구를 의미한다. 묘당(廟堂)이라고도 한다.


2) 한자어

矩步 - 걸음을 법도에 맞게 하다.

引領 - 옷깃을 당기다.

俯仰 - 구부리고 우러른다.

廊廟 - 조정(朝廷)

 조정(朝廷)은 임금과 신하들이 모여 진행하는 회의 또는 그런 기구를 의미한다. 묘당(廟堂)이라고도 한다.


3) 4자 풀이

矩步引領 - 걸음을 법도에 맞게 하고 옷깃을 당기다.

俯仰廊廟 - 조정(朝廷)에서는 (공경의 태도로) 구부리거나 우러른다.


4) 8자 풀이

矩步引領 俯仰廊廟

(신하는) 걸음을 법도에 맞게 하고 옷깃을 당기며, 조정(朝廷)에서는 (공경의 태도로) 구부리거나 우러른다.

   

신하가 지켜야할 예법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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指薪修祜 永綏吉劭

矩步引領 俯仰廊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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