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저마다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나간다. 마찬가지로 공부도 저마다의 방식이 있다. 오늘은 공부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해보고 싶다.

 

공부를 잘 하는 사람에 대한 인상이 있다. 안경을 쓴 차분한 이미지, 역동적인 느낌보다는 물처럼 고요한 느낌을 준다. 성격이 급하지 않을 것 같고 운동도 그다지 잘할 것 같지 않다. 또, 개인적인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지겹고 지루한 상황에서도 불평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성실하게 일을 수행한다. 그래서 예습과 복습 같은 재미없는 일도 성실하게 하고 선생님 말씀도 잘 들어서 큰 트러블이 없다. 아마도 이런 인상일 것이다. 이런 친구들은 뭐랄까? 공부계의 스테레오 타입들인 모범생이다.

 

그래서 좋은 대학에 다니는 친구들과 만날 때는 성실한 모범생을 떠올리면서 만나지만 실제로 그런 친구들은 거의 없었다. 대학 입시라는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공부에 임할 때는 우리가 생각하는 모범생이 될 수 있지만 그 정도의 난관이 없다면 본인도 모범생으로 살 필요를 못 느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내 주위에 있던 친구들은 대부분 좋은 대학을 오자마자 공부를 놓아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고등학생일 때는 수학올림피아드 같은 곳에 나가서 수학천재 소리 듣던 친구들이 대학에 올라오고 1년도 되지 않아서 미적분을 혐오하는 모습은 정말 볼만한 모습이다.

 

반면에 또 다른 부류가 있는데 진짜 천재들이다. 같이 놀고 술 마시고 하지만 대학교 성적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공부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성적이 말도 정말 잘 나온다. 물론, 이런 친구들은 많지 않다. 그리고 만나긴 극히 힘들지만 대학에 올라와서도 모범생 생활을 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정말 성실하고 무서운 친구들이다.

 

그렇지만 대다수는 대학에 올라와서는 고등학생 때처럼 공부하지 않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천재도 아니고 때로는 머리가 나빠 보이는 친구들도 있다. 이 친구들하고 이야기할 때면 모두 이렇게 말한다. “내가 고등학교 때 어떻게 그렇게 공부했는지 모르겠다. 다시 하라면 절대 못할 것 같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게임, 연애, 동아리, 사업 등에 몰입한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어떻게 가능했을까? 싶다.

 

타인의 인생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정리해본 적도 정리하기도 어려우니 결국, 내가 유일하게 살펴볼 수 있는 사례는 자기 자신 뿐이다. 사실, 이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 것도 자기 자신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다. 최근 1~2년간 사주 붐이 불었다. 덕분에 사주를 조금 보았는데 사주를 보면 모두들 이렇게 이야기 한다.

 

어린 시절에 학업 성적이 뛰어나지 않지만 머리는 좋다.”

 

정말, 이런 이야기를 한참 들었다. 그런데 슬프게도 자랑할 것이 좋은 대학 간 것 말고는 없어서, 바로 사주가 틀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하지만 하도 줄기차게 이런 이야기를 듣다보니 궁금해지긴 했다. 그래서 스스로 공부해서 사주를 읽어본 결과 확실히 공부를 잘 할만한 사주는 아닌 것 같긴 하다.

 

왜 그런지 내 사주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역마가 많아서 가만히 앉아있지를 못한다. 세상에 대한 자세가 삐딱하고 손재주도 능력도 없지만 탐욕은 강하고 보이지 않는 자존심도 무척 강하다. 윗사람 말을 듣지 않고, 통제를 따르지 않으며, 자기본위로 산다. 인내심이 강하지 않고 흥미가 빨리빨리 바뀐다. 그리고 치밀한 성격이 되지 않고 항상 즉흥적이다.

 

스스로 해석해본 결과 잘 맞는다. 나는 정말로 15분도 제자리에 앉아있지 못하는 체질이다. 눈앞에 집중하기 까지 정말 많은 시간과 조건이 필요하다. 특히, 내일이 시험이라는 극한의 긴장감이 있어야만 앉을 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공부는 벼락치기로 전날 공부를 했다. 손재주가 없어서 미술, 음악은 전부 꽝이었고 평생 잘해본 적이 없다. 이 분야는 항상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인내심도 없고 당연히 지켜야할 절차가 같은 것을 지키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매일매일 스스로의 탐욕에 따라 휘둘렸고 그래서 매일 밤을 새고 학교에 가기 일쑤였다. 그리고 이 부분이 웃기는데 항상 수업시간에 딴 공부를 했다. 그건 정해진 패턴이었다. , 모든 행동이 삐딱선을 탔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공부를 그나마 했을까? 물론, 재수 생활을 하면서 맞이한 마법 같은 기적 때문에 좋은 대학을 들어갈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그나마 그것도 기초적인 공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나의 초중고등학교 시절 공부 경험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알 수 없는 질병과 고통으로 삶이 밑바닥을 쳤을 때,

 

자신의 생각이 이해되지 않고 행동은 제어되지 않았을 때,

 

그리고 자존감이 밑바닥을 쳤을 때,

 

평생 이루지 못하던 것, 회피하던 것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한평생 해보지 못한 턱걸이를 성공했을 때, 기뻤다.

 

훌라후프를 10분 이상 돌리고 나니 성취감이 들었다.

 

화학 주기율표를 외웠더니 머리가 맑아졌다.

 

그렇다. 화학 주기율표를 외웠더니 머리가 맑아졌다. 10년 내에 가장 맑았다.

 

머리로 외우느니 몸으로 숙련되고 습관적으로 행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었지만

 

나이 40대에 익숙하지 않은 문장을 더듬더듬 따라하면서 외우는 것이 복잡한 생각을 버리고 집중하기에 좋았다.

 

이후, 많은 기억술 계열도 살펴보았지만 단순히 정보를 빨리 외우는 것보다는

 

좋은 것을 외우고 그 뜻을 살피면서 내 인생에 밑바닥에서 작동하는 무의식에 집어넣다 보면

 

단순히 학교 공부에서 시험을 잘보기 위해서 공부하던 때에는 얻을 수 없었던

 

스스로가 커지고 발전하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또, 그저 독서가 좋아서 책을 한번 흝어보고 그저 공감되는 내용에 공감하고 넘어가던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충실감이 있었다.

 

또한, 책을 읽고 요약하고 주요한 내용을 정리해서 암기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머리에 외우는 근육이 생기는 것 같다. 근육이 강해지면서 점점 암기가 수월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운동에 스쿼트가 있다면, 정신을 단련하는데는 정신을 집중하고 암기하는 것이 최고인 듯 싶다.

 

흥미로운 것들, 갈구하는 것들을 다른 책을 찾아 읽어보자.

 

그리고 읽고 정리하고 암기하자. 머리는 맑아지고 정신은 튼튼해지고 영혼은 살찔 것이며 발전은 가속화될 것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