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Anki를 할 때는 알 수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변화가 발생한다. 내 경우에 그 첫 번째 변화는 우선 암기를 귀찮아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고, 두 번째 변화는 Anki에 카드가 쌓이는 것이고 마지막 변화는 Anki에 중독되는 것이다. 


 암기라는 그 지겹고 귀찮은 행위가 어느 정도 인에 박히게 되면 이제 운동에 중독된 사람들처럼 지식을 갈구하게 된다. 이건 운동과 달리 매우 솔직한 행위다. 운동으로 인하여 근력과 체력이 증가하고 근육이 생성되는 것도 나름 투자한 만큼 돌아오는 매우 좋은 과정이다. 하지만 암기만큼은 아니다. 암기는 그야말로 외운 만큼의 정신적 자산이 쌓인다. 암기라는 힘들고 귀찮은 과정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정직하게 정신적인 재산이 축적된다.


 처음 암기를 시도할 때는 거의 15년 만에 해보는 암기 행위가 너무 낯설었다. 암기할 내용을 어떻게 선정하고 어느 정도 길이로 만들지도 몰랐다. 그저 마음에 드는 문구들을 통으로 외웠다. 시험을 보는 것도 아니면서 잊어먹을까 봐 동일한 내용의 카드를 빈칸 만들기(Cloze deletion)로 20개가량 만들기 일쑤였다. 새 카드에는 20개라고 찍혀 있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문구를 외우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 식으로 하루에 문구를 하나에서 두개 정도 외웠다. 


 암기를 반복하니 점차 익숙해지고, 어느 순간부터는 암기에 대한 거부감이 옅어졌다. 예전에는 암기가 필요하다는 말만 들어도 짜증이 나고 머리가 무거웠지만 지금은 당연하다는 듯이 하게 된다. 게다가 암기를 하게 되면 단순히 읽은 것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말 매우 깊이 이해하고 공부하게 된다.


 암기가 몸에 배이면 욕심이 생긴다. 알고 싶은 것이 많다. 어떤 지식은 자신을 뽐낼 수 있게 해주고, 어떤 지식은 직업에서의 전문성을 늘리고 돈을 벌 기회를 만들어 준다. 그리고 어떤 식은 순수한 자기만족을 얻을 수 있다. 더 현명해지고 더 지혜로워진다는 것은 질적인 변화를 통하여 삶의 충만함을 이끌어낸다. 욕심이 안날 수 없다. 그러면 카드를 늘리게 된다. 


 Anki에서 학습할 카드의 양이 줄어드는 것을 보여주면서 얼마나 학습 효율이 좋은지 강조한 적이 있다(링크). 하지만 실제로는 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공부에 욕심이 생기면 자신의 한계까지 공부할 카드의 수를 늘리게 되기 때문이다. 복습할 카드의 양이 줄어드는 만큼 새로운 카드를 늘리게 된다. 이건 운동에 중독된 사람이 자신의 몸을 한계까지 운동하지 않으면 뭔가 하다 만 것처럼 느끼는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운동과는 달리 큰 한계도, 부상의 위험도 없이 진도가 쑥쑥 나가기 때문에 카드수를 늘리는 것은 매우 쉽다. 


 이쯤 되면 Anki에 중독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매일 한계까지 공부해야 해치울 수 있는 카드들을 만들고, 그것을 해치우는 것에 중독되는 것이다. 이러면 직장에 나가서도 어떻게든 짜투리 시간을 만들어 이 카드들을 해치우려고 한다. 친구와 만나고 연인과 만나도 빨리 카드를 해치우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 한켠을 차지하고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암기하다가 점점 정신이 흐려지는 것을 경험했다. 나의 뇌가 감당할 수 있는 공부량을 초과한 것이다. 몇 번 그런 상황을 겪고 나니 공부량을 줄여야겠다고 생각하여 카드수를 줄이고 오후 8시쯤에 암기를 끝났다. 적어도 저녁에 다른 짓을 즐겨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정신적인 허탈감과 허무함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책을 읽어도 재미가 없고, TV나 영화도 그저 그랬다. 결국, 자극적인 내용을 찾아 인터넷 서핑을 하게 된다.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맞추기 위한 암기가 아니라, 내 스스로 향유할 지식을 갖추기 위한 암기는 많이 다르다. 평생을 기억하고 싶어서 암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암기하고 내용을 궁구하게 된다. 흔히, 한번 읽을 때는 대략적인 이해를 하고 넘어간다. 마치 해당 문구를 한 단어로 이해했다는 듯이 넘어가게 된다. 실제로는 한 단어 정도만 어설프게 떠오르는 셈이다. 하지만 암기를 하게 되면 그 문구가 머릿속에 온전히 담기기 때문에 머릿속에 들어온 문구들이 살아서 움직여 배경지식과 섞이게 된다. 그것이 하나의 문구를 이해하는 방식인 것이다. 이렇게 공부를 해보니 암기가 바로 공부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보다 깊은 이해에 도달하는 것에 익숙해지다 보면, 지식을 스치듯이 지나가는 것이 너무 허전하고 부족해 보이기 시작한다. 지식을 이해하고 그것이 내면화되는 과정 자체가 매우 자극적인 쾌락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제 독서를 예전만큼 잘 하지 못한다. 그저 스치듯이 읽고 지나가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 때문이다. 책을 쪼개고 정리해서 암기하고 싶어지지 한 번 읽고 지나치는 것은 무언가 너무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것이다. 이는 Anki의 부작용이다. 


 최근에는 Anki의 카드수도 줄이고 화장실에서만이라도 편안하게 독서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래서 공부도 천자문하고 한문만 하고 있다. 천자문도 카드의 수가 너무 넘치지 않게 주말에는 새로운 카드를 추가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좀이 쑤시고 진도가 너무 느린 것 같아 다시 또 카드의 수를 늘리고 싶은 욕구와 싸우고 있다. 이런 것이 중독일 것이다. 아마 평생 이런 문제로 고민하지 않을까 싶다. 

이제 암기가 가능하니 어떤 지식을 먹어야 할지 고민이다. 이는 내 경우 특히 그런데, 평생 암기가 필요한 지식들을 탐하면서 결국, 입맛만 다시고 지나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암기하고 그 암기한 것을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발전하는 즐거움에 중독될 지경이다. 


공부를 하다 보면 3종류의 공부가 있다. 수학이나 물리 같이 배울 것은 많지 않지만 익혀야할 것이 많은 공부가 첫 번째다. 공식 하나를 배우는 것은 쉽지만 그 공식을 이리 저리 응용할 수 있을 때까지 숙련시키는 것이 이런 공부의 특성이다. 암기할 것은 많지 않지만 사용경험이 많이 쌓여야 한다는 점이 특색이다. 두 번째는 암기할 것이 무진장 많고 응용할 일을 잘 없는 공부들이다. 대부분의 어학이나 생물, 역사 등 상당수의 공부가 이 암기 위주의 공부가 된다. 마지막으로는 재능으로 배우는 공부가 있다. 이건 타고나야 하는 측면이 있다. 음감이나 균형 감각이 이런 측면이다. 


암기하는 것을 싫어하고 별 다른 재능이 없던 나로서는 그저 수학 및 물리가 주된 전공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공부를 해보고 싶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제 암기가 가능해지면서 그동안 막혔던 가능성이 열렸다. 오래된 욕구들이 다시 올라오고 있다. 솔직히 너무 신난다. 너무 공부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고민이다. 줄여야 한다. 무엇을 공부할까?


이제 나이가 들어서 젊은 시절처럼 첨단의 과목을 공부해서 출세하고 싶은 욕망은 많지 않다. 지금의 공부는 그저 온전히 나 자신의 발전과 성취에 맞추고 싶다. 호기심과 궁금증을 해소하고 스스로 자족할 수 있게 하는 공부를 하고 싶다. 쓸데 없는 것들을 가지치고 몇 가지를 추려보았다. 


우선, 컴퓨터 관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다. 이제 모든 삶은 디지털로 변환되었다. 나이 들어서 아날로그적 삶으로 가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사회를 읽고, 사람들과 의사소통하고, 개인적인 아이디어와 가치를 구현하는 것은 여전히 소프트웨어 공부가 가장 적절해 보인다. 공부가 잘 되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현하게 된다면 그것도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그저 인터넷 포탈에서 주는 정보만 보면서 소비하는 삶에서 벗어나 좀 더 적극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그것도 만족스러울 것 같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여전히 IT 기술은 개인적인 삶에서 그 응용가능성이 무한해 보여 항상 이 분야를 공부하고 싶었다. 가내수공업적이고 지극히 개인적인 생산물을 만들어보고 싶다. 특히, 배우고 익힌 것들을 구현할 수 있는 최종 환경은 결국, 인터넷과 소프트웨어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있어, 근본적인 내공을 쌓아놓고 싶다.


두 번째는 어학이다. 국내에 번역된 도서를 읽다가 그 오역과 비문의 맛을 즐기다 보면 원문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자유자재로 원서를 읽으면서 그 깊은 맛을 보고 싶다. 특히, 한문은 한글로 번역된 것을 보느니 차라리 고문으로 읽는 편이 훨씬 낫다. 그리고 영어는 정말 필요하다. 인터넷에 온갖 고급 지식이 공개된 자료 형태로 영어로 떠돌아다닌다. 공개 자료들이 국내 서점에 출간되어 있는 것을 볼 때마다 그 책값이 일종의 무지에 따라 지출하는 세금처럼 느껴진다. 게다가 그 오역은 정말 화가 난다. 게다가 미드는 자막 없이 보아야 그 참맛을 알 수 있다. 


각종, 신체 언어나 face reading, 관상 등 사람을 관찰하는 기술들을 익히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지하철을 타면서 셜록홈즈 마냥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관찰한다면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 혹시, 사업을 하거나 사람들을 판단하는 것이 중요한 직업이라면 이런 종류의 지식을 구비해서 익혀두면 잘 속지 않을 것이고 아이를 기르거나 가정생활을 함에도 훨씬 지혜로워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 관련 기술은 알아 두면 세월과 함께 성숙하고 정련되면서 보석 같은 지혜로 남아 일생의 큰 무기가 되어줄 것이므로 더더욱 익혀두고 싶다.


원래, 철학을 좋아했고, 많이 읽었지만 실제로는 그 내공이 거의 없다. 그저 읽기만 했기 때문에 결국, 내 것으로 만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어디 가서 유식한 척을 할 수는 있지만 내 삶의 일부라고 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세계철학사 한권쯤은 외워두고 싶다.


그 외에도 호기심을 갖고 있었던 수많은 지식들이 있다. 인공지능, 동양철학, 불교 등 공부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다. 이 모든 것들이 암기가 되지 않아서 그저 손가락만 물고 있던 지식들이다. 이제는 전부 익힐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동양철학은 노후를 위해서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70살 이후에 할 수 있는 일을 따져보니 동양학 공부를 확장시켜 사주팔자나 관상으로 나아가는 것도 좋아 보였기 때문이다. 이 분야들은 과학의 세례를 받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평생 그 신빙성을 의심해왔기 때문에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공부해보고 싶기도 하고 나이 들어서 덕담하기도 좋은 내용이기 때문이다. 또, 나이 먹은 노인이 할 수록 오히려 더 신뢰를 받을 수 있고 결정적으로, 수익성이 좋아보이기도 한다. 한문과 동양철학 공부가 무르익으면 자연스럽게 공부해 보도록 하겠다. 


공부하는 것이 내 자신의 성취로 온전히 돌아오면서 공부가 너무 재미있어졌다. 지금은 매일매일 내 욕구와의 전쟁이다. 매일매일 공부량을 늘리고 싶어하는 자신을 다독이면서 성급하지 않도록 하느라 힘겹다. 이 블로그 쓴다고 스스로를 다독이지 않으면 통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욕구에 시달린다. 블로그에 올리기 어려운 공부내용도 많다. 책을 거의 통째로 외우다 시피 해야하는 것들은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관련해서 많은 시행착오도 겪고 있다. 그런 내용들은 다시 정리해서 또 블로그로 올릴 계획이다. 이 계획표를 보니 아마도 죽을 때까지 공부해도 모자라 보이지만 이렇게 살다 가는 것도 나름 즐거울 것 같다.

Anki 카드와 노트 다루기 03 카드 템플릿으로 카드 생성


앞의 포스팅에서 노트를 입력할 필드를 모두 만들었다. 이제는 이 노트카드로 만들어야 한다. 노트추가창 왼쪽 상단의 [카드] 버튼을 클릭해서 카드 템플릿을 열도록 하자. 



처음 열린 카드 템플릿은 다음과 같다.



상단에는 “카드 1”이라고 되어 있는 이 하나 있다. 이는 이 노트에서는 현재 1개의 카드만 만들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우리는 10개의 카드를 만들어야 하므로 이 을 “카드 10”까지 늘려갈 것이다. 

      

카드 템플릿의 왼쪽에는 3개의 박스가 있는데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앞면 서식, 스타일, 뒷면 서식이다. 이 중에서 스타일 박스에는 CSS를 이용하여 카드를 마음껏 예쁘게 꾸밀 수 있다. 이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다음 링크의 매뉴얼을 참조하기 바란다. 


31_(카드와_템플릿)_카드_꾸미기

32_(카드와_템플릿)_필드_꾸미기


앞면 서식 박스에는 두개의 중괄호에 둘러싸인 {{한자문장}}이 보인다. 그리고 우리가 한자문장 필드에 입력했던 “天地玄黃”이 왼쪽의 앞면 미리보기 박스에 나타나 있다. 앞서 필드정보 조각을 담기 위한 용기(container) 같은 것으로 프로그래밍으로 치자면 변수(variable) 같은 것이라고 한 바 있는데 바로 이것이다. 즉, 필드 이름두 개의 중괄호({{ }})로 둘러싸서 카드앞면 서식이나 뒷면 서식에 배치하면 실제 카드에는 이 필드명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필드입력된 내용이 나타난다. 

    

왼쪽 최하단 박스뒷면 서식에도 {{한글문장}} 필드가 보인다. 그리고 우리가 한글문장 필드에 입력한 텍스트인 “하늘과 땅은 검고 누렇다.”가 뒷면 미리보기 하단부에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만들지 않은 필드명이 보인다. {{FrontSide}} 드인데 이 필드카드 앞면에 나타난 모든 내용을 그대로 반영하는 필드다. 이 필드Anki 내부에 내장되어 항상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내장 필드다. 따라서 우리가 이 필드를 직접 만들지 않아도 항상 사용할 수 있다. 

    

앞서 ‘앞면’과 ‘뒷면’이라는 필드명이 좋은 명칭이 아니라고 한 이유는 이 {{FrontSide}}  때문이다. 이 필드명을 번역하면 ‘앞면’이다. Anki는 카드를 다양하게 변형하여 효과적인 학습을 가능하게 하지만 기본적으로 카드앞면뒷면이라는 구조를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필드명을 앞면’과 ‘뒷면'으로 번역하면 처음 Anki를 쓰는 사람은 카드 템플릿을 열었을 때, 앞면 서식앞면 필드가 어떻게 다른지 혼동할 수밖에 없고 그에 더하여 {{FrontSide}} 필드가 왜  ‘앞면필드가 아닌지 헷갈리게 된다. Anki의 영어 버전에서는 ‘앞면’이 ‘front’이고 ‘뒷면’이 ‘back’이다. 즉, 원래는 ‘’, ‘’로 번역하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

   

이것저것 알아보았으니 카드를 만들면서 감을 잡아보자. 

         

카드1

(앞면) 다음 한자의 음과 뜻은?


(뒷면) 하늘 천 (사용례 → 天地玄黃 : 하늘과 땅은 검고 누렇다.)


앞면뒷면 서식 부분은 일종의 브라우저HTML을 작성할 수 있다. 우리가 원하는 문장을 <p> 요소로 묶어서 표시하면 원하는 텍스트를 마음껏 집어넣을 수 있다. (실은 <p> 요소로 안 묶고 그냥 써도 되지만 HTML을 써보자.) 다음과 같이 만들면 첫 번째 카드가 완성된다. 뒷면 서식<br />은 줄바꿈을 해주는 빈요소이다. 



두 번째 카드를 만들려면 카드 템플릿 상단 오른쪽에 있는 [+] 버튼을 눌러야 한다. 그러면 “카드 2” 탭이 열리면서 두 번째 카드를 만들 수 있게 된다.



새로 열린 두 번째 카드는 “카드 1”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가져오므로 적절히 수정해주면 된다.




카드2

(앞면) 다음 한자의 음과 뜻은?


(뒷면) 땅 지 (사용례 → 天地玄黃 : 하늘과 땅은 검고 누렇다.)


카드2는 다음처럼 한자1 필드한자2 필드해석1 필드해석2 필드로 바꾸기만 하면 된다.




카드3

(앞면) 다음 한자의 음과 뜻은?


(뒷면) 검을 현 (사용례 → 天地玄黃 : 하늘과 땅은 검고 누렇다.)


카드3은 다음처럼 한자2 필드한자3 필드해석2 필드해석3 필드로 바꾸기만 하면 된다.




카드4

(앞면) 다음 한자의 음과 뜻은?


(뒷면) 누를 황 (사용례 → 天地玄黃 : 하늘과 땅은 검고 누렇다.)


카드4는 다음처럼 한자3 필드한자4 필드해석3 필드해석4 필드로 바꾸기만 하면 된다.




카드5

(앞면) 다음 한자어를 한글로 해석하시오.

天地玄黃


(뒷면) 하늘과 땅은 검고 누렇다.

天 : 하늘 천

地 : 땅 지

玄 : 검을 현

黃 : 누를 황


이번에는 조금 카드를 변형해야 한다. 다음과 같이 변형한다.




카드6

(앞면) 다음의 음과 뜻을 가진 한자를 쓰시오.

하늘 천


(뒷면) 天 (사용례 → 天地玄黃 : 하늘과 땅은 검고 누렇다.)


카드6 부터는 조금 다른 형식이다. 다음과 같이 수정한다.




카드7

(앞면) 다음의 음과 뜻을 가진 한자를 쓰시오.

땅 지


(뒷면) 地 (사용례 → 天地玄黃 : 하늘과 땅은 검고 누렇다.)


카드7은 다음처럼 해석1 필드해석2 필드로, 한자1 필드한자2 필드로 바꾸기만 하면 된다.




카드8

(앞면) 다음의 음과 뜻을 가진 한자를 쓰시오.

검을 현


(뒷면) 玄 (사용례 → 天地玄黃 : 하늘과 땅은 검고 누렇다.)


카드8은 다음처럼 해석2 필드해석3 필드로, 한자2 필드한자3 필드로 바꾸기만 하면 된다.




카드9

(앞면) 다음의 음과 뜻을 가진 한자를 쓰시오.

누를 황


(뒷면) 黃 (사용례 → 天地玄黃 : 하늘과 땅은 검고 누렇다.)


카드9는 다음처럼 해석3 필드해석4 필드로, 한자3 필드 한자4 필드로 바꾸기만 하면 된다.




카드10

(앞면) 다음 문장을 한자로 작성하시오

하늘과 땅은 검고 누렇다.


(뒷면) 天地玄黃

天 : 하늘 천

地 : 땅 지

玄 : 검을 현

黃 : 누를 황


카드10은 다시 카드5에서와 마찬가지로 카드를 다음과 같이 변형한다. 



이제 10개의 카드를 만드는 카드 템플릿을 전부 완성했으므로 카드 템플릿 오른쪽 하단의 [닫기] 버튼을 클릭하여 원래의 노트 추가창으로 돌아오자. 그리고 노트추가창 하단의 [추가] 버튼을 클릭해서 카드를 만들어 보자.



카드가 추가되고 다시 데이터가 모두 비어 버린 노트가 나타나 새로운 데이터 입력을 기다린다. 

    

[닫기]를 클릭하여 노트추가창을 닫으면 기본 카드뭉치에 새 카드10개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한번의 데이터 입력으로 10개의 카드가 생긴 것이다.



카드가 추가되었으니 이제10개의 카드를 천천히 공부하면 된다. 

    

지금까지 진행해온 모든 과정을 요약하면 이렇다. 

     


이제 많은 단순 작업 없이 필요한 데이터만 넣으면 마법처럼 수많은 카드가 나오게 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카드 템플릿HTML/CSS를 적극 활용하고 거기에 Latex까지 사용하여 전문적인 조판을 할 수 있지만 그런 것 몰라도 문제없이 잘 쓸 수 있다. 물론, 더 예쁘고 재미있는 카드를 만들고 싶다면 조금 더 공부가 필요할 것이다. 

Anki 카드와 노트 다루기 02 새로운 노트 유형 생성과 필드 구축


앞의 포스팅에서 노트와 노트 유형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주기 위하여 천자문 학습을 예로 들었다. 

      

이 때, 노트노트 유형(Note Type)이라는 틀(template)에 입력하면 카드를 찍어낸다고 이야기했다. 노트는 실제 카드로 전환되는 개별 데이터들이고 노트 유형은 그런 노트드로 주조하는 이 된다. 따라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새로운 노트 유형(Note type)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 노트 유형(Note Type)을 생성하는 것은 우선, 새로운 노트 유형을 만들고 이 노트 유형에 노트의 데이터를 담을 필드를 구축한 후 해당 필드의 데이터를 실제 카드로 만들어내는 카드 템플릿 설정과정으로 이루어진다.



1) 새로운 노트 유형 만들기


우선, 메인메뉴 상단의 [추가] 버튼을 클릭하여 노트 추가창을 연다. 



노트 추가창 왼 쪽 상단에 있는 '유형' 오른쪽 박스를 클릭하여 노트 유형 선택을 연다.



노트 유형 선택창에는 다양한 노트 유형들이 나타난다. 필요한 노트 유형을 선택해서 사용하면 되지만 우리는 새로운 노트 유형을 만들 것이므로 어떤 노트 유형도 선택하지 말고 [관리] 버튼을 클릭하여 노트 유형 설정창을 연다.



노트 유형을 설정할 수 있는 창이 열린다. 기존의 노트를 수정해서 사용할 생각이라면 해당 노트를 선택하여 삭제, 이름 변경, 옵션 수정 등을 할 수 있지만 우리는 전혀 새로운 노트 유형을 만들 것이므로 [추가]를 클릭하여 노트 유형 추가창을 연다.



노트 유형 추가창에서는 “복제: 기본”을 선택하고 [확인]을 클릭한다. 어차피 수정할 것이므로 가장 기본적인 기본 노트 유형을 베이스로 선택했다.



우리가 사용할 노트 유형은 천자문 학습용이므로 노트 유형의 이름은 '천자문학습'이라고 짓고 클릭하면 이제 새로운 ‘천자문학습노트 유형을 선택할 수 있다.




2) 필드 구축하기


우리가 사용할 노트 유형(Note Type)은 만들었지만 노트 유형의 이름만 바꿨을 뿐 현재로는 기본 노트와 똑같은 단순한 노트일 뿐이다. 그래도 우리가 마음껏 씹고 뜯을 수 있는 새로운 노트 유형을 만들었으니 다음에 할 일은 정보의 조각만큼 필드(field)를 만드는 것이다. 

     

정보의 조각이라는 것은 우리가 익힐 “天 : 하늘 천, 地 : 땅 지, 玄 : 검을 현, 黃 : 누를 황, 天地玄黃 : 하늘과 땅은 검고 누렇다.”를 말한다. “天 : 하늘 천”과 같이 서로 대응하고 있는 것들도 전부 나누어 조각을 만들어야 한다

    

天 : 하늘 천

地 : 땅 지

玄 : 검을 현

黃 : 누를 황

天地玄黃 : 하늘과 땅은 검고 누렇다.

    

세어보니 총 10개의 정보 조각이 있으므로 총 10개의 필드가 필요하다. 그런데 필드라는 것이 무엇인가? 필드정보 조각을 담기 위한 용기(container) 같은 것으로 프로그래밍으로 치자면 변수(variable) 같은 것이다. 

      

앞서 만든 노트 유형(Note Type)천자문학습’을 열어보자. 

보시다시피 노트 유형의 이름만 ‘천자문학습’으로 바뀌었을 뿐 앞면뒷면으로 이루어진 기본 노트에 불과하다.



두 개의 필드 이름이 있는데 ‘앞면’과 ‘뒷면이다. 그리고 각각의 필드 이름 아래에는 무언가 입력할 수 있는 하얀 사각형이 있는데 여기에 입력한 내용은 해당 라벨의 필드입력된다. 

     

즉, ‘앞면’이라는 필드명 아래에 위치한 사각형에 입력한 내용은 추후 ‘앞면’이라는 필드에 입력되어 변수처럼 사용된다. 이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추후에 카드 템플릿을 다루면서 실제로 사용해보도록 하자.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가서 10개의 필드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현재 표시되어 있는 ‘앞면’과 ‘뒷면’이라는 필드 이름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 부분도 카드 템플릿을 다루면서 언급하겠지만 필드명을 앞면’과 ‘뒷면이라고 하는 것은 Anki에서는 좋은 명칭이 아니다. 

            

[필드] 버튼을 클릭하여 필드 관리창을 연다. 



필드 관리창필드추가하고, 삭제하고, 이름을 변경하고, 위치를 재조정할 수 있다. 그 외에 여러 가지를 할 수 있지만 이번에는 필드추가하고 이름을 변경하는 것만 하도록 하자.



 필드는 정보 조각을 담기 위한 용기(container)이므로 적절한 이름을 붙이는 것이 좋다. 우리가 지금 하는 것은 천자문 학습을 위한 노트를 만드는 것이므로 매번 4개의 한자로 이루어진 한자어를 250회 공부하게 된다. 따라서 4개의 한자 학습과 4개로 된 문장을 공부하는 패턴이 반복된다. 따라서 간단하게 다음과 같이 필드의 이름을 짓도록 하자. 이때, 숫자가 같은 것들은 서로 대응하도록 데이터를 넣어야 한다. 


한자문장, 한글문장, 한자1, 해석1, 한자2, 해석2, 한자3, 해석3, 한자4, 해석4


[이름 변경] 버튼을 클릭하여 앞면 필드한자문장 필드로 수정하고, 뒷면 필드한글문장 필드수정한다. 그리고 [추가]를 눌러 나머지 필드를 모두 만든 다음 [닫기]를 클릭하여 원래의 노트 추가창으로 돌아오면 다음과 같은 10개의 필드가 만들어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노트를 입력할 은 전부 만들었다. 이제는 이 노트카드로 만들기 위해서 카드 템플릿을 설정해야 한다. 그 전에 우리가 만든 노트데이터를 다음과 같이 모두 입력하도록 하자. 한자와 해석의 숫자를 일치시켜 추후 사용하기 편하도록 입력한다. 원래는 지금 넣을 필요는 없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서 미리 데이터를 입력했다.



이제 다음 단계에 해야할 일은 이 노트를 10개의 카드로 만들도록 카드 템플릿을 수정하는 것이다.

    

너무 길어졌으니 카드 템플릿으로 카드를 만드는 것은 다음에 포스팅하겠다.  


to be continued....

Anki 카드와 노트 다루기 01 노트노트 유형(Note Type)이 왜 필요한가?


Anki 매뉴얼을 읽다 보면 카드(Card), 노트(Note), 노트 유형(Note Type)이라는 단어들을 종종 마주치게 된다. 처음에는 왜 카드와 노트가 따로 있는지 엄청나게 헷갈렸지만 지금은 그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Anki의 핵심이 학습 관리 원칙이라면 Anki카드를 만들고 분류하고 사용하는 핵심노트와 카드에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카드와 노트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카드는 간단하게 말하면 공부를 하는 우리가 매번 마주치는 그것이다. 우리가 카드 앞면의 질문을 보고 답을 생각해보고 [정답] 버튼을 눌러 답을 확인한 후 난이도를 평가하고 넘어가는 모든 일련의 과정은 카드에 대한 과정이다. 이 모든 과정은 개별 카드의 데이터로 켜켜이 쌓이고 묵혀서 학습 간격을 조절한다. 그럼 노트는 무엇일까?

      

노트카드를 찍어내기 위한 틀(template)에 집어 넣는 원재료이다. 그리고 노트 유형은 바로 이 노트를 재료로 카드를 만들어내는 틀(template)이다. 



Anki는 기본(Basic) 노트만 쓸 줄 알면 충분하다. 편에서 기본 노트를 다루어 봤는데 말 그대로 기본이다. 즉, 앞면에 질문을 작성하고 뒷면에 답을 작성한 후 추가하면 하나의 카드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매우 직관적이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해볼 수 있는 경험과 유사하다. 하지만 일상적인 물리적 한계에 크게 구속되지 않는 IT 기술의 장점을 생각해보면 좀 더 효율적인 무엇이 있을 것 같다.

     

가령, 이런 상황이다.

    

천자문의 첫 구절 天地玄黃을 개별 한자와 그 문장을 전부 외우고 익히려고 한다. 아마도 공부해야할 내용을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이것을 노트(Note)라고 부른다. 

    
天 : 하늘 천
地 : 땅 지
玄 : 검을 현
黃 : 누를 황
天地玄黃 : 하늘과 땅은 검고 누렇다.


제일 먼저 생각해봐야 할 것은 어떻게 카드를 만들 것인가 하는 점이다. Anki는 카드의 앞면을 보고 뒷면을 떠올린다는 기본적인 학습방식 있기 때문에 한 번에 하나의 질문을 던지는 구조로 되어 있다. 따라서 개별 질문들을 만들어 보고 거기에 참고할 것이 무엇인지 덧붙여 봐야 한다. 

     

우선, 개별 한자 별로 학습 한자와 한자의 뜻과 음이 카드 앞면에 나올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것이 문장으로 어떻게 실현되는지 같이 참고해서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또, 天地玄黃이라는 문장을 한글로 해석하고 동시에 한글로 해석된 문장을 다시 天地玄黃이라는 문장으로 전환하고 싶다. 물론, 카드 뒷면에는 개별 한자에 대한 해석이 같이 있어서 문장의 개별 한자와 문장 전체의 해석을 항상 비교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이런 요구사항들을 정리해서 카드를 만들면 다음과 같이 1개의 노트에 대하여 10개의 카드가 필요하다. 

     

카드1

(앞면) 다음 한자의 음과 뜻은?

     

(뒷면) 하늘 천 (사용례 → 天地玄黃 : 하늘과 땅은 검고 누렇다.)


카드2

(앞면) 다음 한자의 음과 뜻은?

     

(뒷면) 땅 지 (사용례 → 天地玄黃 : 하늘과 땅은 검고 누렇다.)


카드3

(앞면) 다음 한자의 음과 뜻은?

    

(뒷면) 검을 현 (사용례 → 天地玄黃 : 하늘과 땅은 검고 누렇다.)


카드4

(앞면) 다음 한자의 음과 뜻은?

    

(뒷면) 누를 황 (사용례 → 天地玄黃 : 하늘과 땅은 검고 누렇다.)


카드5

(앞면) 다음 한자어를 한글로 해석하시오.

天地玄黃

    

(뒷면) 하늘과 땅은 검고 누렇다.

天 : 하늘 천

地 : 땅 지

玄 : 검을 현

黃 : 누를 황


카드6

(앞면) 다음의 음과 뜻을 가진 한자를 쓰시오.

하늘 천

     

(뒷면) 天 (사용례 → 天地玄黃 : 하늘과 땅은 검고 누렇다.)


카드7

(앞면) 다음의 음과 뜻을 가진 한자를 쓰시오.

땅 지

    

(뒷면) 地 (사용례 → 天地玄黃 : 하늘과 땅은 검고 누렇다.)


카드8

(앞면) 다음의 음과 뜻을 가진 한자를 쓰시오.

검을 현

    

(뒷면) 玄 (사용례 → 天地玄黃 : 하늘과 땅은 검고 누렇다.)


카드9

(앞면) 다음의 음과 뜻을 가진 한자를 쓰시오.

누를 황

    

(뒷면) 黃 (사용례 → 天地玄黃 : 하늘과 땅은 검고 누렇다.)


카드10

(앞면) 다음에 해당하는 문장을 한자로 작성하시오

하늘과 땅은 검고 누렇다.

    

(뒷면) 天地玄黃

天 : 하늘 천

地 : 땅 지

玄 : 검을 현

黃 : 누를 황


이렇게 일일이 카드를 만드는 것도 공부에 꽤나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정말 많은 카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보자. 천자문이니까 앞으로 250번을 똑같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2500개의 카드를 일일이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온다. 공부하기 전에 노가다에 질릴 판이다. 


단순 작업을 피해 말고 한 번에 카드를 10장씩 생성할 방법이 없을까?

     

IT 기술답게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준비되어 있다. 

      

그것이 노트를 노트 유형에 집어 넣어 일괄적으로 카드를 만드는 것이다.


다음엔 노트와 카드를 직접 만들어 보자.


to be continued....


2019년 새해가 밝았으니 과거를 한번 돌아보자.


오늘은 Anki에서 제공해주는 통계를 보면서 그동안 학습한 결과를 정리해보자. 


Anki통계 및 그래프 읽는 법은 다음의 매뉴얼을 참조하면 된다. 


95_(그래프_및_통계)_통계_(Statics)

96_(그래프_및_통계)_카드_종류_및_오늘_통계_(Types_of_Cards_&_Today)

97_(그래프_및_통계)_그래프_(The_Graphs)


통계를 열어보면 아래에 옵션 선택 단추가 나타난다. 


그 동안 공부한 전체 카드에 대한 통계를 전기간에 걸쳐서 보려는 것이므로 [모음집][뭉치 일생]을 선택한다. 


첫 번째 나오는 것은 오늘이라는 표시와 함께 나타난다. 아침에 15개의 카드를 잠깐 보았다. 밥 먹으면서 커피를 끓이면서 설거지를 하면서 짜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여유롭게 봤기 때문에 6분이나 걸린 것으로 나온다. 보통 카드 복습은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이는 나중에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도록 하자.




다음에 나오는 그래프는 앞으로 공부할 복습량을 예상(forecasting)한 그래프다. 


통계는 현재 복습할 카드들이 앞으로 학습 관리 원칙에 따라 그대로 공부할 경우 공부할 카드의 개수가 어떻게 줄어드는지 보여준다. 


즉, 현재 19,271개의 복습 카드가 있다. 이번 달(0달)은 2,800개 정도의 카드를 복습하고 다음날은 1,600개 그 다음날은 1,200개 순으로 줄어들다가 4년 2개월(50개월) 후에는 거의 복습할 카드가 없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복습할 카드의 개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드는 모습은 앞서의 Anki로 하는 공부는 얼마나 효율적일까? 편에서 제시한 주별 일평균 카드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드는 것과 똑같다. 




위의 그래프에서 제시된 카드들 중에서 성숙한 카드는 학습 간격이 21일 이상인 카드를 의미한다. 즉, 대략 4번 이상 반복된 학습으로 충분히 내용을 숙지한 카드를 성숙한 카드라고 하고 그 이전의 카드를 어린 카드라고 지칭한다.



다음 그래프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답변한 질문의 개수를 나타낸 복습 횟수 그래프다.


155,859회 복습을 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카드 하나를 여러 번 반복해서 학습했기 때문에 가능한 숫자다.


공부한 기간 85%는 매뉴얼에 별도의 설명이 없어서 스스로 추정해봤다. 공부한 기간은 전체 기간 중에 실제 공부한 날짜를 의미하는 것 같다. 즉, 1035일 중에서 883일 공부했다는 의미로 들린다. 즉, 2016년 3월 2일에 Anki를 이용하여 공부를 시작한 것으로 이제 대략 34개월 정도 공부한 셈이다.


공부한 기간 동안 평균은 실제 공부를 한 883일을 기준으로 평균을 내보면 하루에 176.5개 카드를 복습했다는 의미이고 전체 기간인 1,035일을 기준으로는 하면 하루 150.6개 카드를 공부했다는 의미다.




다음은 실제로 공부한 시간을 집계한 복습 시간 그래프인데 이건 정확히 믿기가 힘들다. Anki 모바일앱을 켜놓고 짜투리 시간이 날 때마다 한 번 들여다보거나 산책하면서 길을 걸으면서 조금씩 내용을 음미하면서 카드를 보는 방식으로 공부했기 때문에 실제 공부한 시간보다 오랜 시간 공부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그럼에도 공부한 기간 동안 평균 학습 시간은 하루에 73.8분으로 1시간 15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즉, 176.5개의 카드를 보는데 최대 1시간 15분 정도 걸렸다는 의미이다. 개인적인 추정으로는 30분이면 될 것이다.




다음은 복습 간격 그래프다. 현재 카드들의 복습간격이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나타내는 그래프다. 복습간격이 1달 이내(0달)인 카드들이 780개 정도 있다. 복습간격이 12달과 13달인 카드들이 가장 많은 850개와 900개 정도인 것으로 나타난다. 카드들의 평균 복습 간격은 1.4년이고, 최대 복습 간격은 5.1년인 것으로 나타나니  하나의 카드가 가장 많이 반복된 회수가 8회 정도라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마지막 그래프는 카드 유형 그래프이다. 


그 동안 총 21,400개의 카드를 만들었고 그 중 2,124개의 카드를 제외한 19,276개의 카드를 학습한 셈이다. 대부분 성숙한 카드이고 보지 않은 카드들은 새 카드로 만들었지만 한 번도 학습하지 않은 카드들이다. 



과거 3년 정도 학습한 내용이 일목요연하게 보이니 재미있고 신기하다. 이제는 단지 추상적으로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하지 않고, 구체적으로 그 동안 19,276개의 카드를 공부했어라고 말할 수 있으니 스스로 공부한 양을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한 셈이다. 게다가 이 카드들은 그저 책을 읽듯 읽고 넘어간 것이 아니고 이해하고 암기하고 있으며 추후에도 계속 이해하고 외우고 있을 것을 확신한다는 점에서 마치 재산을 축적한 것 마냥 뿌듯한 느낌이 든다. 올해에도 더욱 발전하고 지식이라는 재산을 더 늘려가고 싶다.


Happy New Year!


Anki가 카드의 앞뒷면을 이용한 학습도구라는 점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해왔고 분명히 Anki는 지식을 효과적으로 다루고 볼 수 있게 해주는 훌륭한 카드 학습도구다. 그렇지만 그런 이유 때문에 Anki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Anki의 진정한 가치는 개별 카드의 학습을 매우 효율적으로 관리해주기 때문에 사용하는 것이다.

      

앞서 처음 암기(Anki)한 이야기에서 언급한 대로 헤르만 어빙하우스 망각 곡선의 원칙에 따라서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망각곡선에 따라 지식을 관리하고 조절할 수 있는 학습 관리 시스템을 찾았다. 그러다가 마주친 것인 Anki였다. 

      

Anki학습 관리 원칙망각 곡선과는 조금 달랐다. 망각 곡선의 원리와 완전히 다른 원칙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망각 곡선 외에 더 많은 요소를 고려한 복잡하고 섬세한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어떤 카드를 공부했을 때, 이 카드를 공부한 횟수가 많을수록 더 카드의 노출 간격이 길어지면서 더 드문드문 그 카드와 마주치게 된다는 점은 망각 곡선과 유사하다. 하지만 카드를 학습한 후 학습자가 평가한 난이도에 따라 조금씩 간격이 길어지거나 짧아지고 항상 비슷한 카드들이 비슷한 순서로 나타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약간의 무작위적 변동(±α)이 적용되도록 한 점 등 좀 더 섬세하게 바뀐 점이 많다. 이런 Anki의 학습 관리 시스템은 결국 카드의 노출 간격을 적절히 조절하여 학습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므로 간격 반복 시스템(spaced repetition system)이라고 부른다. 

      

Anki간격 반복 시스템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하기 바란다.

01_Introduction(개요)_Anki_2.0 유저 매뉴얼

107_(FAQ)_자주_묻는_질문_2.0_유저_매뉴얼



그렇다면 이러한 간격 반복 시스템은 실제 얼마나 효율적일까?

     

우선 카드를 처음 만들면 새 카드를 익히는 과정을 거치고 나서 충분히 익혔다고 판단되면 복습카드로 변한다. 그리고 복습카드 부터는 한번 공부할 때마다 간격 반복 시스템이 적용되어 해당 카드가 나타나는 노출 간격이 늘어나므로 실제 카드가 나타나는 빈도수는 줄어들게 된다. 

     

이 때, 카드의 간격은 기본적으로 앞서의 간격의 2.5배±α 가 증가하는 식으로 늘어난다. 

     

카드의 간격은 기본적으로 2.5배씩 늘어나지만 응답시간이나 난이도 평가에 따라서 조금씩 그 비율이 변경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루고 이번에는 기본 간격인 2.5로만 이야기를 진행하도록 하자.

     

±α는 카드들이 매번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을 막기 위하여 도입된 변동 요소다. 

     

아래의 그림을 보자 ±α가 없을 때 1,000개의 카드가 시간이 지나가면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보여주고 있다. 2.5배씩 간격이 벌어지지만 매번 하루에 1,000개의 카드가 나타난다


±α가 있으면 양상이 달라진다. 간격이 벌어지면서 카드들이 여러 날에 걸쳐서 분산되기 시작한다.


±α가 있음으로 인하여 카드들은 공부한 회차가 늘어날수록 점점 여러 날에 걸쳐 나타나게 되기 때문에 카드를 공부할수록 1,000개의 카드가 점점 넓게 여러날로 분산되고 그만큼 매일매일 공부하는 부담도 같이 줄어들게 된다

     

±α 값은 공개된 값을 찾지 못해 임의로 추정하여 적용한 값이다. 



간격 반복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살펴 보았으니 이번에는 간단한 사례로 실제로 카드가 시간에 따라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확인해보자. 


우선, 카드 1개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보자. 

    

카드의 노출 간격은 앞선 간격의 대략 2.5배로 늘어난다. (±α는 평균적으로 0이므로 개별 카드 1개의 기간을 계산할 때는 고려하지 않는다.)

      

그러면 첫날 공부한 카드는 3일, 9일, 26일, 75일, 218일, 632일 순으로 노출 간격이 늘어나게 된다. 이를 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카드 학습 횟수 

간격 

학습기간 

 1회

 1일

1일 

 2회

 3일

4일 

 3회

 9일

13일 

 4회

 26일

39일 

 5회

 75일

114일

 6회

 218일

332일 

 7회

 1.7

2.6 

 8회

 5.0

7.7 

 9회

 14.6

 22.2



즉, 하나의 카드를 9번 공부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22.2년이므로 평생 1개의 카드를 9번 정도 반복해서 공부하게 된다. 바꿔서 생각해보면 한 개의 카드를 9번만 반복해서 익히면 평생 해당 기억을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이니 얼마나 효율적인 학습인지 가늠할 수 있다. 물론, 매순간마다 제대로 학습한다는 전제하에서 하는 말이다.



학습을 하면서 전체 학습하는 카드가 줄어드는 양상을 살펴보면 얼마나 효과적인 학습인지가 분명해진다. 가령, 1,000개의 카드를 매번 적절하게 학습한다고 가정할 때 카드의 개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시뮬레이션 해보자

      

1,000개의 카드는 대략 2일 후에 500개 3일 후에 500개 정도의 카드로 반으로 쪼개져서 나타난다. 

     

그래서 첫 주는 첫날 1,000개의 카드와 3일 500개, 4일 500개로 2,000개의 카드를 7일 동안 학습하게 되므로 첫 번째 주에는 일평균 286개의 카드를 학습한다. 하지만 두 번째 주부터는 일평균 카드의 수가 143개로 반으로 줄어들고 매주 마다 거의 절반 수준으로 일평균 카드의 수가 줄어들다가 반년(26주)이 지나면 이제 주당 1~2개의 카드 정도를 학습하게 된다.



Anki의 간격 반복 시스템은 결국, 학습할 카드들을 대략 9번 정도 반복하면서 그 때마다 간격을 크게 늘리고 카드를 분산시켜 극한의 효율로 학습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터무니없게 공부량이 줄어드는데 과연 제대로 학습이 이루어지는가 하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최적의 실험을 설계해서 이를 철저히 검증하면 좋겠지만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므로 Anki에서 주장하는 그 학습 관리 원칙이 옳은지 틀린지는 개인으로 검증하긴 어렵다. 그래서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는 Anki를 사용하고 있는 나 자신의 경험상 Anki 학습 관리 원칙에 따른 학습은 매우 만족스럽다는 정도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로 카드를 학습할수록 카드들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공부하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왜냐하면 지금 이 고비만 넘어가면 그 다음부터는 카드의 개수가 훨씬 줄어든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힘들 때에도 속으로 “이번만 잘 넘기면 다음부턴 훨씬 쉬워”라고 뇌까리면서 카드를 끝까지 공부하게 된다. 그리고 다음에 파격적으로 줄어드는 카드의 개수를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고 후련하게 된다. 이런 식의 선순환 덕분에 나의 Anki 공부는 카드를 치워서 점점 부담이 줄어들고 후련해진다는 식으로 자리잡게 되었고 지금은 매일매일 카드를 치워 버릴 때마다 느끼는 후련함에 중독되어 버렸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미쳐있었던 수학은 지금 돈을 계산할 때 사칙역산 하는 것 말고는 잘 쓰지 않는다. 그 이상의 무슨 공식이 나오면 머리만 아프고 생각하기도 귀찮다. 대학교 때에는 각종 사회과학과 철학, 정신분석학 등에 천착했던 것 같지만 지금은 그저 흐릿한 느낌이라 그런 것을 스스로 안다고 자신할 수 없다. 1년 정도 양자역학에 미쳐서 살았지만 “파동방정식”이라는 이름 하나만 기억에 남았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잘 생각나지 않는다. 천자문을 입에 달고 살았지만 지금은 天地玄黃만 남아있다. 그동안 공부하고 고민했던 모든 것들이 말하고 행동하는 것에 어느 정도 반영된 것 같지만 어느 순간부터 내 것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여전히 많은 책을 읽고 많은 흥미를 가지고 살고 있지만, 이건 지금 눈에 들어왔을 뿐 곧 잊혀진다는 것을 항상 깨닫는다. 그저 흥미를 느끼는 것을 읽고 그 와중에 마음에 와 닿는 내용 한 두 가지가 잠시 남아서 영향력을 발휘하다가 1주일 이내로 사라진다. 그래서 발전하고 싶으면 그에 관한 내용을 더 읽어야 한다. A가 쓴 책으로 얻은 것이 있으면 그 논지를 발달시킨 B의 책을 읽는다. 그리고 어느 순간 알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몇 년여에 걸친 독서 끝에 그 분야에서 사용하는 어휘가 익고 논리 전개에 익숙해지면서 이제 잘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제 알았으니 더 이상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현실에서 그 내용을 업으로 삼았다면 모를까? 쓰지 않는 지식과 생각은 조금씩 사라지다가 어느 순간 그 흔적도 남지 않는다. 몇 년 후에 돌이켜 보면 너무나 허무하다. 그래도 별 수가 없었다. 그저 익히고 배우면서 조금씩 남기면서 지나가다 보면 저 무의식 깊은 곳에서 착실히 양분이 쌓이고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할 뿐이다.


이미 지나가 버린 지식을 다시 일일이 찾아서 들여다보고 싶다는 생각도 가끔 해보지만 다시 지나간 책들은 그저 과거의 빛바랜 생각인 경우가 많다. 다시 몇 년을 투자하여 흥미가 없는 분야를 다시 공부하라고 한다면 그것은 또 새로운 수험생활일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다른 공부를 하고 다른 사람들과 다른 일을 하고 있으니 과거의 것을 들출 여유가 남아있을 리가 없다. 


그래도 마음속에는 이런 궁금증이 있다. 삶의 환경에서 정신분석학을 검증하고 철학에 대한 결론을 내리면서 지내왔으면 어땠을까? 수학을 이용하여 상황을 모델링하고, 통계와 확률을 끌어들여 보다 나은 의사판단을 해왔으면 어땠을까? 잘못된 지식을 거르고 삶의 고민마다 결론을 이끌어냈다면 지금은 얼마나 다른 삶을 살고 있었을까? 내 삶 속에서 지식이 검증되고 정련되고 현실을 깨닫는 틀이 되며 다시 현실을 반영하는 지혜가 되었다면 내 삶은 얼마나 충실해졌을까? 이런 궁금증 말이다.


이런 궁금증이 들 때마다 호기심을 해결해줄 방법을 찾아보았지만 마음에 드는 처방은 없었다. 그저 옛날 선비들처럼 하루에 일만번씩 성현의 지식을 낭독해서 영혼에 때려 박으라는 식의 처방 말고는 없었다. 이럴 때 만난 것이 Anki였다. 더 이상 일만번씩 책을 읽을 필요가 없이 잊을만하면 예전에 공부했던 내용들이 카드로 나타난다. 어떤 카드는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고 어떤 카드는 수정될 필요가 있다. 어떤 카드는 내가 잊고 있었던 것이 무엇인지 환기해준다. 덕분에 지금 하고 있는 수많은 활동들이 과거의 기억과 함께 항상 재평가되고 재검토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현재의 발전된 수준으로 과거의 오류를 바로잡기도 하고 과거의 기억으로 현재의 오류를 바로잡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Anki의 카드마다 사적인 사족이나 당시의 생각을 적어놓는다. 잊을만하면 다시 나타나 과거의 내 모습을 보여주면서 대화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독서는, 공부는 그저 한때의 흥미에 불과한 것이 되지 않는다. 그것은 항상 미래의 자산이 되고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남게 되었다.

처음 Anki기본(Basic) 노트로 질의/응답 형식으로만 만들었을 때는 카드를 만드는게 조금 골치아픈 문제였다. 질의/응답 형식의 카드 만들기는 완성형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조금 어렵다. 어떤 문제를 만들까? 어떤 사항이 핵심일까? 고민하고 그것을 일일이 타이핑하고 사진을 붙이고 작업을 해야 한다. 실은 이미 해당 내용에 대한 공부가 되고 나서야 질의/응답 형식의 카드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카드를 만들다보면 자연스럽게 공부가 된다. 해당 주제에 대하여 고민하고 이를 다각적으로 고찰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카드를 다 만들고 나면 이미 상당히 깊은 수준까지 해당 지식을 체득하게 되고 그 뒤의 카드는 그저 기억을 환기하는 정도다. 따라서 카드를 만드는 과정도 학습에 중요한 기여를 한다. 

    

하지만 이런 경우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과거에 이미 공부한 내용이다. 새롭게 이해하고 고찰하는 과정은 그닥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너무 많은 공부량이기 때문에 그것을 다시 정리하고 보고 싶지는 않다. 그저 기억을 환기할 수 있고 숙련될 수 있도록 누군가 만든 자료가 있었으면 좋겠다. 가령, 초중고의 수학 같은 것들이다. 이것을 하나하나 정리해서 다시 보기는 그 양이 너무 많아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트렌드는 수학을 자주 사용해야 해서 기억을 환기시키고 싶다. 누군가 잘 정리해 놓은 것이 없을까? 

     

과거에 공부한 그러나 지금은 기억이 희미한 내용들을 다시 공부하고 싶을 때 타인이 해 놓은 것을 업어올 방법이 없을까? 몇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처음 생각한 것은 문제집이었다. 평생 문제집이라는 말을 부담스럽게 생각했는데, 막상 스스로 공부할 생각을 하니 문제집이라고 하는 것이 모든 분야에 있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간단한 질의/응답 문제를 만들어 보니 알 것 같다. 이것도 골머리 아픈데, 난이도 별로 복잡한 온갖 요소들을 고려해서 섬세하게 답까지 유도하는 문제와 답을 만든다는 것은 상당한 정신적 노동이다. 문제집이라는 것이 학습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인프라인 것이다. 하지만 문제집 파일이 웹에 돌아다니는 경우를 찾지 못했다. 유료 이북이거나 학원 강의 같은 것을 들어야만 제공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 흔한 PDF도 찾지 못했다. 관련 속내를 살펴보니 문제들 하나하나가 출판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자산 취급을 받는 것 같았다. 해외의 문제집은 조금 돌아다니는데 워드 파일보다는 주로 웹에서 학습을 하는 형태들이 많았다. 

      

서점에서 문제집을 사서 해당 내용을 Anki로 옮기는 것도 생각해보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학습한 개념에 대한 기억을 환기하고 간단히 적용해보는 정도의 기본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문제집의 문제들은 문제를 어렵게 꼬아서 학생들의 수준을 변별하려는 의도를 가진 그런 문제들 위주다. 오히려 기본적인 질문은 상대적으로 적다. 또는, 자리에 앉아서 연습장을 펼쳐놓고 풀어야 하는 그런 문제들이다. 이런 문제들은 그 자체로 학습에 도움을 주기는 하겠지만 개인적으로 Anki를 사용하고자 하는 방식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나는 Anki를 주로 모바일로 운동 중이거나, 이동 중이거나 대기 중일 때 짜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공부하는 용도로 사용하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의 문제집을 이용하는 것은 개인적인 Anki 사용 방식과도 대치되고 또, 이를 멋모르고 공유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저작권 문제도 있기 때문에 포기했다. 그 다음으로 살펴본 것이 AnkiWeb공유카드(Shared Deck)들이었다. AnkiWeb공유카드는 이 페이지를 방문하면 된다. 다음과 같은 화면이 나타난다. 딱히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들어가서 해당 카드들을 다운받을 수 있다. 



위의 사진은 Anki가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 잘 보여준다. 단순히, Anki 공유카드의 모든 카테고리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선호되는 카드들 위주로 나열되어 있는 것 같다. 1차적으로는 대부분 언어이고 2차적으로는 압도적인 암기량을 자량하는 의학계열의 공유카드들이 대부분이다. 이는 노골적으로 암기하는 과정이 필요한 분야들이 암기와 의학계열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어떤 내용이 있나 둘러보면 영어(English)와 Anatomy(해부학) 정도가 정말 해당 카드를 쓸만한 정도의 품질을 보여준다. 이미 의대생에게 Anki는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적인 앱으로 자리잡은 것 같다. YouTube에서 Anki를 설명하고 있는 많은 동영상들이 같은 다른 의대 출신의 대학생들에게 Anki를 권유하는 내용인 것은 이래서 그렇다. 실제로 해부학의 Anatomy 카드들은 엄청난 용량으로 엄청난 고품질이다. 

       

해부학을 공부할 필요를 못 느끼니 그것은 논외로 하고 평소에 관심 가는 분야에서 흥미로운 카드들을 검색하여 공부해보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타인이 만들어 놓은 카드를 사용한다는 것이 녹록치 않았다. 일단, 카드를 특정하기 어렵다. 1만개의 단어가 수록된 English 단어 암기용 카드뭉치를 다운 받아 사용해보니 태반이 아는 단어이고 몇 가지 단어는 제대로 작성한 것인지 의심스러웠다. 그 뒤에 어떤 단어가 왜 나오는지도 알 수 없고 그저 파편화된 상태로 단어를 암기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내가 왜 이런 것을 공들여 암기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또, 어떤 카드들은 자신만의 맥락이 있어서 처음 카드를 접하는 사람들은 맥락을 이해할 수 없게 카드가 만들어진 경우도 있다. 어떤 것은 너무 부실하고 어떤 것은 뜬금없는 카드들만 모여있는 경우도 있었다.


타인의 카드를 쓰는 것이 왜 이리 어려운 것일까? 일단은 근본적으로 맥락의 부재 때문이었다. 

      

카드를 이용한 암기는 카드의 양면에 지식을 매우 축약한 것이다. 맥락을 아는 사람은 속으로 “맞아 이것만 외우면 돼!”라고 말하지만 실은 수많은 맥락이 그 카드에 축약된 것이다. 가령 주기율표를 외우는 방식 중에 두음을 이용하여 암기하는 방식이 있다. 각 원소의 첫 글자를 따서 연달아 외우는 것인데 "에헤리베...." 라는 식으로 주욱 이어진다. 작성자 본인이야 다음과 같이 카드를 만들어 공부하면 된다. 

       

질문 : 에[ ]리베 의 빈칸에 들어갈 원소는?

답 : 헤


작성자는 본인이 왜 이런 카드를 만들었는지 알기 때문에 아무런 불만이 없다. 하지만 다른 사용자는 이런 의도와 맥락을 알 수 없으니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이 카드를 열심히 추론하여 깊은 고민 끝에 두음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활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이것 외에도 수많은 맥락이 있다. 스스로 공부를 할 때는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암기를 한다. 어떤 사람은 공부하다가 자신이 모르는 사실을 발견할 때만 암기하고, 어떤 이는 헷갈리는 부분만 암기한다. 어떤 이는 너무 많은 카드를 만들고 어떤 이는 너무 적은 카드를 만든다. 하지만 그 모든 낱장의 카드들은 각자의 필요에 각자의 관점에서만 만들어질 수밖에 없고 그런 카드 제작자의 맥락을 모르는 다른 사용자들은 이러한 카드들이 너무 많거나 너무 적거나 너무 지엽적이라고 느끼게 될 것이다.

      

이렇게 주욱 살펴보니 해부학과 같이 교과서를 Anki가 대체하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거의 쓰기 어려웠다. 혹은, 딱 자신이 원하는 취향의 카드뭉치를 찾기 어려웠다. 결국, 카드 업어오기는 포기하게 되었고, 완성형 스타일로 카드를 만들게 되면서 공부할 내용이 너무 많아져 다른 카드를 업어올 생각은 사라지게 되었다.

     

그럼에도 한쪽으로는 카드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하는 생각이 맴돌았고 그에 대한 고민이 후에 Ankilog로 이어졌다.

완성형 카드 만들기를 알고 1년간 정말 손가락과 눈을 혹사시켜가면서 기본(Basic) 노트로 완성형 카드를 만들었다. 그런데 우연히 Anki 관련 튜토리얼 동영상을 보다가 빈칸(Cloze) 만들기 유형의 노트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고 이를 사용하고 난 후에는 그 카드 만들기가 너무 쉬워져 이를 적극 활용하게 되었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기본(Basic) 노트만 알면 Anki를 사용하고 이용하는데 큰 부족함이 없다. 어떤 형식의 카드라고 해도 결국 기본(Basic) 노트로 만들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는 완성형 문제로 되어 있는 카드기본(Basic) 노트로 만들었다. 

    

카드를 만드는 과정은 온전히 손가락과 손목을 이용하는 과정이었다. 암기하고 싶은 내용을 메모장에 띄어 놓고 추가창앞면(font) 필드에 문장을 복사했다. 그리고 완성형으로 만들고 싶은 부분을 잘라내어 뒷면(back) 필드에 붙여넣고 잘라낸 부분은 밑줄을 그어 해당 문장을 채우라는 의미를 전달했다. 만일 하나의 내용에 3개의 빈칸을 만들어 카드를 만들 생각이라면 이 작업을 3번 반복해야 한다. 

     

물론, 이 작업 과정이 대단히 힘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긴 문장을 외울 때는 카드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공부이기 때문에 겸사겸사 문장을 몇 번 읽으면서 문장의 의미를 생각을 하고 어디에 빈칸을 만드는 것이 유용할지 고민하는 것도 의외로 도움이 된다. 상당한 오타와 잘못된 원문을 바로잡는 역할도 해주기 때문에 더더욱 좋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그리스 문자를 익히려면 카드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01 Α α alpha 알파

02 Β β beta 베타

03 Γ γ gamma 감마

04 Δ δ delta 델타

05 Ε ε epsilon 엡실론

06 Ζ ζ zeta 제타

07 Η η eta 에타

08 Θ θ theta 세타

09 Ι ι iota 요타

10 Κ κ kappa 카파

11 Λ λ lambda 람다

12 Μ μ mu 뮤

13 Ν ν nu 뉴

14 Ξ ξ xi 크시

15 Ο ο omicron 오미크론

16 Π π pi 파이

17 Ρ ρ/ς rho 로

18 Σ σ sigma 시그마

19 Τ τ tau 타우

20 Υ υ upsilon 업실론

21 Φ φ phi 피

22 Χ χ chi 키

23 Ψ ψ psi 프시

24 Ω ω omega 오메가


각, 그리스 문자를 대문자와 소문자 그리고 그 명칭 정도를 익히는 것이 목적이라면 기본(Basic) 노트로 이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처음 완성형 카드를 만드는 방법을 생각하지 못했을 때는 질의/응답 형식으로 다음과 같이 만들었다. 너무 많으니 첫 번째 그리스 문자 A만 가지고 사례를 제시한다.

    

질문 : 그리스 문자 A는 어떻게 읽는가?

: alpha 알파

     

질문 : 그리스 문자 α는 어떻게 읽는가?

: alpha 알파

     

질문 : 그리스 문자 alpha 알파의 대문자는 어떻게 쓰는가?

: A

     

질문 : 그리스 문자 alpha 알파의 소문자는 어떻게 쓰는가?

: α

    

질문 : 그리스 문자 A의 소문자는 어떻게 쓰는가?

: α

     

질문 : 그리스 문자 α의 대문자는 어떻게 쓰는가?

: A


그리스 문자 24개 중 1개에 대하여 모든 가능한 질문을 만들었을 때 6개의 카드가 필요하므로 24개 전체는 144개의 카드를 만들어야 한다. 만드는 것도 꽤 힘들고 카드의 숫자도 지나치게 많다. 하지만 더 안 좋은 것은 지식이 파편화 된다는 것이다. 앞에서 포스팅한 Anki 완성형으로 카드 만들기에서 지적한 것처럼 맥락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즉, 그리스 대문자 A와 소문자 α 그리고 명칭 alpha 알파는 한 묶음으로 묶여서 서로 유기적으로 엮인 지식인데 단순 질의/응답 방식은 이러한 유기적인 관계를 반영하기 어렵고 반영하려면 카드의 개수가 지나치게 늘어나는 문제점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완성형으로 카드를 만들면 해당 카드의 수는 줄고 그 유기적인 관계는 강화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만들었다.

    

질문

그리스 문자의 대문자-소문자-명칭에서 다음 빈칸을 채우시오

[  ]-α-alpha 알파

    

: Α


질문

그리스 문자의 대문자-소문자-명칭에서 다음 빈칸을 채우시오

Α-[  ]-alpha 알파

   

: α


질문

그리스 문자의 대문자-소문자-명칭에서 다음 빈칸을 채우시오

Α-α-[        ]

     

: alpha 알파


이렇게 하면 하나의 문자 당 3개의 카드로 충분하니 그리스의 24개의 문자 전체를 익히는데 필요한 카드의 개수는 72개로 앞의 144개의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카드의 개수는 줄어들었고, 지식의 구조도 나름 흡족하다. 하지만 여전히 72개의 카드를 만들기 위해서 메모장에서 [CTRL]-c[CTRL]-v를 수없이 연타해야 한다. 그리고 작업 하다가 순서를 헷갈리거나 하는 경우에는 더 난감해진다.

      


이런 경우에는 빈칸 만들기(Cloze Deletion)를 이용하면 정말 쉽게 완성형 카드를 만들 수 있다. 

     

그리스문자 학습 사례를 이용하여 빈칸 만들기(Cloze Deletion) 사용법을 알아보자. 

       

우선, 항상 그렇듯이 Anki를 처음 실행했을 때 나오는 메인 화면 상단의 가운데에 있는 [추가]를 클릭한다.




그러면 다음과 같이 노트 추가창이 나온다. 유형(type) 바로 옆에 있는 박스를 클릭하면 노트 유형을 선택할 수 있는 창이 나온다. “빈칸” 또는 "Cloze"라고 되어 있는 것을 골라 [선택] 버튼을 클릭한다.



그러면 이제 노트 추가창의 유형이 “빈칸” 또는 "Cloze"로 변경될 것이다. 

      

이제 내용이라고 캡션 되어 있는 아래의 하얀 박스에 공부할 내용 “Α-α-alpha 알파”를 다음과 같이 기입한다.



이제 빈칸으로 만들 "A"를 지정하여 [...]키를 누르거나 [CTRL]+[SHIFT]+c 를 누르면 {{c1::A}}와 같이 묶이는 것을 볼 수 있다.



동일한 과정을 "α"와 "alpha 알파"에도 하게 되면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위와 같이 완성된 노트에서 다음의 문장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

            

{{c1::Α}}-{{c2::α}}-{{c3::alpha 알파}}

    

"A"가 빈칸으로 나타나는 첫 번째 카드(c1)이고, "α"가 빈칸으로 나타나는 두 번째 카드(c2)이며, "alpha 알파"가 빈칸으로 나타나는 세 번째 카드(c3)라는 뜻이다.

       

두개의 중괄호({  })로 중첩된 부분이 빈칸이고 그 내부의 "c"는 카드라는 뜻이며, 숫자카드의 번호인 것이다.

    

이제 [추가] 버튼을 클릭하고 추가창을 닫으면 메인 화면에 들어있는 새 카드의 수는 다음과 같이 3개가 된다.



즉, [...] 버튼을 누르거나 [CTRL]+[SHIFT]+c 키를 누를 때마다 카드 번호가 1개씩 늘어나면서 카드가 생성되는 것이다. 간단하게 버튼을 3번 클릭해서 3개의 카드를 만들었으니 카드를 만드는 부담이 순식간에 줄어들게 된다. 

     

앞서 기본(Basic) 노트로 그리스 문자 24개를 완성형 카드로 만드는데 때 실제 걸렸던 시간은 10분 정도였다. 하지만 빈칸 만들기 노트로는 3분이면 충분하니 카드 만들기가 이렇게 쉬워진다. 

       

이제 직접 사용해보자. 3개의 카드가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Anki 매뉴얼을 읽고 더 나아가 번역까지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이 빈칸 만들기를 알고 나서였다. 그 동안 기본(Basic) 노트만으로 그다지 힘들지는 않았지만 빈칸 만들기를 알고 나니 그 동안 너무 멍청하게 Anki를 활용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뉴얼에는 더 좋은 방법과 더 나은 방법들이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Anki 매뉴얼을 끝까지 읽고 이를 어떻게든 번역한 것이다. 하지만 매뉴얼을 모두 읽은 현재에도 결국은 기본(Basic) 노트 20%와 빈칸 만들기 노트 80%로 사용하고 있다. 그 외의 다양한 형식은 가끔씩 만들어 보기도 하고 이것저것 시도해보지만 결국 급할 때는 그냥 모두 빈칸 만들기로 만들어 버리게 된다. 그리고 그것으로 항상 충분했다.

      

그리스 문자를 알아두면 의외로 유용하다.에서 빈칸 만들기 형식으로 해당 카드를 만들어 놓았으므로 참조하기 바란다. 

      

빈칸 만들기에도 여러 사용법이 더 있다. 상세한 사용법이 궁금하면 빈칸 만들기에 대한 매뉴얼을 참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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